어묵, 김밥, 붕어빵 등 간식에 고급화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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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김밥, 붕어빵 등 간식에 고급화 바람 분다
  • 취재기자 성하연
  • 승인 2015.04.0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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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형 어묵 전문점, 한 줄 5,000원 브랜드 김밥도 등장

간식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어묵, 김밥, 붕어빵 등 서민들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또는 시장 바닥에서 1,000원 안팍의 싼 값에 허기를 달래곤 하는 이들 간식이 최근 들어 브랜드가 붙은, 비교적 비싼 고급 음식으로 탈바꿈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어묵은 겨울철 포장마차의 대표적 먹거리다.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퇴근길 발걸음을 서두르던 직장인들은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동네 포장마차 어묵꼬지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주머니 사정은 가볍지만, 서민들은 부담 없이 들러서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뜨끈한 국물로 얼어붙은 속을 녹이곤 한다.

그런데 이 어묵이 길거리에서 벗어나 백화점이나 공공시설에서 버젓한 코너 식품으로 등장했다. 그 대표 브랜드가 삼진어묵으로 지난해 코레일 부산역에 첫 어묵 전문점을 개설한데 이어 최근엔 부산 롯데 백화점에도 2호점을 열었다. 삼진어묵전문점은 빵을 파는 베이커리의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여러가지 종류의 어묵을 전시해놓고 손님이 집게로 이것저것 직접 골라 오면, 위생복을 입은 종업원들이 포장해 주는 것이다. 베이커리처럼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 새우, 카레, 치즈 등을 넣어 만든 다양한 형태와 맛의 어묵 고로케와 수제어묵 등 50여 종이 전시되고 있다. 값은 다소 비싸지만,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코레일 부산역의 삼진어묵 전문 코너는 "어묵의 본고향 부산에서만 맛볼수 있는 것"이란 소문이 나면서 부산역을 오고가는 외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 이윤미(38, 부산시 동래구) 씨는 “며칠 전 동래 롯데백화점에도 삼진어묵이 오픈해서 가봤는데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었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예전에 사먹던 길거리 어묵은 비위생적이었는데, 삼진어묵은 위생관리가 철저해 보여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1층 식품관의 삼진어묵 매장 모습(사진: 취재기자 성하연).

김밥의 화려한 변신도 주목을 끌고 있다. 서민들이 한 끼를 가볍게 때우려는 1,000원 짜리 김밥이 아닌 김밥 한 줄로도 든든할 만큼 풍성한 속재료와 안전한 식재료를 품은 하나의 요리로 김밥이 변화했다. 최근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 ‘바르다 김선생’은 사업을 전개한 지 1년 만인 지난 지난 달 6일 100호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바르다 김선생은 재료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신뢰감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백단무지, 남해 청정지역의 김, 국내산 간척지쌀 등의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했다. 김밥 한 줄에 3.000원에서 5,000원에 이르는 다소 비싼 가격대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시 북구 화명동에서 ‘충무김밥’을 운영하는 김지선(51, 부산시 북구) 씨는 최근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로 가게를 변경했다. 김 씨는 “10년 넘게 충무김밥을 운영했는데 요즘 들어 소비자들이 좀 더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쓰는 고급김밥을 선호하는 것 같아 가게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 (좌)김밥 한 줄에 3,000~5,000원에 이르는 가격 메뉴판, (우)김밥 모습(취재기자 성하연).

길거리 겨울철 별미인 붕어빵도 새롭게 사계절 디저트로 다시 태어났다. 가격도 1개에 3,000원 안팎인 고급 붕어빵이 등장한 것이다. ‘프랑스에 다녀온 붕어빵’은 최근 백화점 식품관에서 인기 디저트 메뉴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붕어빵은 밀가루 반죽 대신 크루아상과 파이 반죽에 팥, 고구마, 애플망고 등 다양한 속재료를 넣어 만들었다. 대학생 김소진(22, 부산시 사상구 학장동) 씨는 “백화점에서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걸 보고 호기심에 사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며 “일반 붕어빵보다는 가격이 훨씬 비싸지만 맛도 모양도 새롭고 무엇보다 길거리 붕어빵보다는 깨끗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현대백화점 부산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프랑스에 다녀온 붕어빵' 모습(사진 제공: 김소진).

이처럼 최근 고급디저트나 프리미엄 김밥, 커피 등 일상 속에서 작은 사치를 즐기는 소비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작은 사치란 본인의 취향에 한해 최고급 제품을 선호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일수록 저가 상품판매가 늘어나는 것이 정상이지만, 고급화 전략을 세우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가격상승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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