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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화에 흠뻑 젖었던 꿈결같은 블라디보스톡 여행 3박 4일혁명광장 앞 니콜라이 개선문서 진행된 야외 결혼식 보며 감탄하기도 / 이재원 기자

지난 8월 중순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블라디보스톡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다. 함께하는 여행을 그리던 중 블라디보스톡 행 특가 티켓이 나와 얼떨결에 여행이 시작됐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를 만큼 꿈같은 시간이었다.

#8월 16일

3시간 좀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했다. 들뜬 마음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몰랐다. 러시아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기 때문에 공항에서 입국 심사할 때 러시아어로 질문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많은 관광객들로 빨리빨리 통과됐다. 공항에서 나와 하늘을 보니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해 잠깐 짐을 정리한 후, 허기진 배를 채우러 갔다. 블라디보스톡 여행의 첫 끼니는 ‘수프라’라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조지아식 음식을 파는 가게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3명이라 튀긴 만두와 고르곤졸라 같은 치즈빵, 돼지고기와 양고기로 된 샤슬릭을 주문했다. 양이 적을 거라고 말한 웨이터에게 속아 실제 나온 음식은 양이 엄청 나서 남기지 않을지 걱정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너무 배가 고팠던지라 다 먹을 수 있었다. 

그 후 블라디보스톡의 아르바트 거리와 그 인근 지역을 쭉 둘러보았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였지만 블라디보스톡 특유의 지독한 매연 냄새는 아무리 걸어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여행 첫날 마냥 들뜨고 기분이 좋았지만 그런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친구들과 기분 좋게 이야기하며 걷고 있었는데,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녀 애들이 우리에게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다. 그들은 깜짝 놀래켜 놀라는 우리를 보고 비웃으며 때리는 시늉을 했다. 비웃음을 보고 ‘아 인종차별이다!’라고 생각이 들어 매우 화가 났지만 아무리 상대가 어려도 낯선 나라에서 맞대응하기엔 겁이나 그저 씩씩 거리며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 화는 블라디보스톡 해양 공원을 보고 다 잊었다. 많은 사람들이 해양 공원에 휴식하러 왔는데, 그 중에는 바다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해양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노을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왼쪽)과 노을이 지는 해양공원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이재원자).

#8월 17일

우리가 러시아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가져온 달러를 루블로 바꾸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한화를 루블로 바꾸는 것보다 러시아에서 달러를 루블로 바꾸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말에 우리는 한국에서 달러로 바꿔왔다. 원래 가려고 하던 은행에서는 달러를 루블화로 바꿔주지 않는다고 해서 급하게 환전소로 가서 환전했다. 

이후 우리는 블라디보스톡의 특산물이라는 곰새우와 킹크랩을 사기 위해 차이나마켓으로 갔다. 차이나마켓은 중심지인 아르바트 거리보다 20분은 차를 타고 가야할 정도로 조금 멀리 있는 곳인데,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버스는 우리나라와 달리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리고, 돈도 내릴 때 지불한다. 혹시나 실수해서 잘못 내리거나 금액을 잘못 줄까봐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긴장했다. 

우리는 구글 지도를 보고 갔는데 구글이 설명한 대로 31번을 타고 가니 차이나마켓 앞에 딱 도착했다. 아쉽게도 킹크랩은 다 팔리고 없었고, 1kg의 곰새우만을 사서 숙소 돌아와 직접 요리해 먹었다. 곰새우와 함께 숙소에 있던 코카콜라를 먹었는데 깜짝 놀랐다. 콜라가 우리나라의 콜라보다 탄산이 훨씬 쎘기 때문이다. 이전에 맛보지 못한 강력한 탄산에 반해 러시아 콜라를 다시 보게 됐다. 

저녁에는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러시아 발레 공연을 보러갔다. 내 인생의 첫 발레 공연이여서 더 많이 기대했다. 공연의 내용은 지젤이었는데, 우리는 어떤 대화 없이 몸으로만 표현하는 발레의 아름다움에 빠져 2시간이 언제 흘렀는지도 모르고 관람했다.

러시아 발레 공연 티켓(왼쪽)과 직접 요리한 곰새우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이재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본 발레공연(사진: 취재기자 이재원).

#8월 18일

오늘은 블라디보스톡에서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짐정리를 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호텔을 출발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블라디보스톡 역에 짐을 맡기는 일이었다. 이후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는데, 마린스키 극장을 갈 때 탔던 택시를 또 탔다. “이런 인연이!”라는 마음에 택시 기사에게 말을 걸었지만, 수많은 관광객 중 하나였던 탓에 택시 기사가 우리를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다시 만난 인연에 매우 반가웠다. 

점심을 먹고 난 후 혁명광장에 가서 주말에만 열리는 전통시장을 구경했다. 코를 찌르는 생선 냄새에 약간 어지러웠지만, 꿀도 팔고, 현지 과일도 팔고 해서 그 시장엔 볼거리가 꽤 많았다. 그리고 혁명광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니콜라이 개선문이 있어 20분정도 걸어 도착했다. 그 곳에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하고 있었는데, 수많은 관광객들이 함께 축하해주며 박수치고 있었다. 우리도 결혼식을 구경하며 함께 축하해주었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그 곳만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보게 되어 너무 감동적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우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돌아갔다. 기차를 타고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동안 배가 고플까봐 햄버거를 사고, 기차역에서 미리 예매했던 표를 받은 후,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역의 화장실은 자신의 표를 보여주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우리 자리는 17호차 21, 22, 23번이었는데, 역무원이 와서 표를 확인했다. 나는 표를 보여주며 짧은 러시아어와 몸짓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자석을 사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한 번에 알아들은 역무원은 나에게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대표적인 각 역을 나타내는 자석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4개의 자석을 사고 짐 정리를 한 후, 우리는 미리 사온 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혹시 열차 안에 우리만 음식을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표를 확인 받은 후 각자 사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우리 좌석 옆에는 아기와 엄마가 탔는데, 갑자기 우리에게 아이스크림을 주었다. 아마 아기가 많이 칭얼거려서 사과의 의미로 주는 것 같았다. 어느 새 밤 12시가 넘어서 기차 안의 모든 불이 꺼졌다. 우리도 잠을 청했다.

4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수학여행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이었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떠나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부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러시아 꿀(왼쪽)과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바라본 풍경(사진: 취재기자 이재원).
블라디보스톡 시의 혁명광장(사진: 취재기자 이재원).

취재기자 이재원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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