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는 자연스런 인간의 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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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는 자연스런 인간의 심성
  • 부산 해운대구 김성환
  • 승인 2018.10.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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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 데 외모를 제일 주요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을 ‘외모지상주의’라고 부른다. 작게 보면 오로지 외모만으로 상대를 평가하거나, 간단히 말하면 ‘잘 생기고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여러 방면에서 깊게 뿌리박아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영향을 줬고, 이후 외모적 차별이 발생하면서 여러 부작용과 함께 ‘외모지상주의’는 부정적인 시각의 대상이 됐다. 

본디 사람은 외면이 아닌 내면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많은 미디어에서 말한다. 잘 생기든 못 생기든 사람이 착하고 나쁨은 관련 없다면서 말이다. 맞는 말이다. 사람을 외모를 통해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알 것이다. 확실히 외모지상주의를 옹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순적인 행동을 취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물론 동물을 보는 관점에도 외모지상주의가 있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귀여운 걸 애완동물로 삼지 징그럽고 이상하게 생긴 걸 애완동물로 삼으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바퀴벌레나 지네를 보면 소름 돋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왜 귀여워 하는지는 그 이유를 한 번이라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한 예로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한스 란다’ 대령이 "쥐가 옮기는 병은 다람쥐도 똑같이 다 옮겨요. 하지만 사람들은 쥐는 싫어하고 다람쥐는 좋아하죠"라는 말을 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외모만으로 사람이나 대상을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하지만, 정작 실제 생활을 하나하나 보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여기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런 모순적인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외모를 우선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사고방식’에 대해서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를 뒷받침하는 의견과 근거들이다.

우선 사람들은 시각적인 정보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 판단한다. 길은 가면서, 혹은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 스스로는 그 사람의 외모, 즉 겉모습부터 보게 되어있다. 이런 시각적인 정보가 들어오면 사람은 그 정보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과 다른 정보들과 엮어서 분석하고 판단하게 된다. 첫인상이라는 것이 그렇다. 첫인상 안에 상대의 외모, 행동거지, 말투, 서로 대화하면서 들었던 간단한 정보들이 들어있지만, 그 중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개팅을 가거나, 첫 데이트를 나가거나, 어느 회사의 면접을 보러가는 등 첫인상이 중요한 자리가 있는 날에는 외모를 가꾸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런 외모나 학벌 같은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그 사람만의 인성이나 재주만을 보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의 면접이 많이 늘고 있다지만, 서비스직의 업종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예를 들어 면대면 서비스 업종의 직원이 수염이 덥수룩하고 냄새나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불결하다는 심리적 상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모를 중요하게 본다고 한다. 예시 속의 청결 상태도 외형적인 요소, 즉 외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모를 가꾸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사람들은 다 안다. 게을러서는 절대 못 할 일이 외모 가꾸기인데, 여기서 외모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성실함과 게으름 정도다. 외모를 가꾸는 것은 다시 말해 자기관리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자기관리는 당연히 비교적 성실한 사람이 꾸준하고 섬세하게 행할 것이다. 이는 직장으로도 연결되면서 성실하기 때문에 일을 잘할 것이고, 일을 잘하기 때문에 인정받으며 높은 직위에 있을 것이고, 최종적으로 인정받는 높은 직위에 있기 때문에 돈을 잘 벌 것이라는 생각까지 미칠 수 있다.

이 분야의 연구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낸 텍사스 대학의 경제학자 다니엘 해머매시 등의 추계에 의하면, 미국 사회의 남녀를 통틀어 얼굴 생김새를 상, 보통, 하의 3가지 범주로 외모를 나누었을 때, 외모가 상인 사람은 외모가 보통인 사람에 비해 평균적으로 5% 정도 소득이 높았다. 반대로 외모가 하인 남자는 외모가 보통인 남자에 비해 10% 정도 소득이 낮았고, 여성의 경우는 5% 정도의 차이가 발견됐다. 이 연구에서는 자기관리에 대한 성실함과 게으름의 정도를 보기도 했지만, 얼굴, 체형, 신장 등이 평균 이상인 사람들은 주위 환경 때문에 어려서부터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성격이 형성되어 이것이 생산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런 근거들로 볼 때,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 때, 외모를 보고 어느 정도 추정하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잘못됐고 옳지 않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딱 봤을 때, 자신의 취향인 외모에 눈이 먼저 가는 것은 본능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취향은 자신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해서 기준을 삼고 자신이 더 선호하는 것이고, 앞에서 얘기한 첫인상, 성실함의 정도, 벌어들이는 수익도 기준에 포함되지만, 순수하게 이미지만으로 취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 웃기게 들리겠지만, 외모지상주의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국내 성형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흉터재건시술 발전을 더 빨리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다양한 뷰티 용품을 생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기능성 화장품의 성능이 훨씬 세분화됐다. 또한 이쪽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피부, 마사지, 헤어 등 다양하게 관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활의 질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성형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사진: Global Panorama, Creative Commons).

그러면서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도 생겨났다. 요즘 같이 유튜브나 개인 방송이 발달하는 사회에서 뷰티크리에이터, 혹은 관련 컨텐츠로 방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도 화장기술, 피부에 맞는 화장품, 관리하는 방법 등을 더 전문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됐다. 그 밖에 면접 혹은 면접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사진 속의 이미지가 최대한 잘 보여야하기 때문에 사진 보정 기술이 발전하거나 좋은 카메라 앱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사람의 외모만 보고 판단하고 차별하는 것은 분명이 잘못된 일이다. 내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은 살아가다보면 분명 깨닫는다. 그러나 사람은 눈에 먼저 들어오는 외형적인 면을 보고 앞의 예시처럼 이것들이 내면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일단 외형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잘 생기고 예쁜 걸 더 선호하는 것은 본능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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