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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롤러스케이트장 부산서 10곳 성황...데이트족·청소년 발길흥겨운 음악과 함께 스포츠 형 데이트 장소로 각광...옛추억에 자녀 동반한 7080세대 부모도 많아 / 차정민 기자

뉴욕타임즈에 소개될 정도로 분위기 있는 카페가 몰려 있는 부산 전포카페거리는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그런데 이곳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간판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간판 이름은 ‘□□롤러스케이트.’ 1980-90년대에 유행했다는 롤러스테이트장이 카페거리에 들어선 것.

최근 롤러스케이트장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부산 남구, 중구, 연제구, 금정구, 기장군에 총 10곳의 롤러스케이트장이 영업 중이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는 약 254개의 롤러스케이트장이 운영되고 있다. 아이스링크장이 전국에 43개, 부산에 3개가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롤러스케이트장이 더 많다.

부산의 전포 카페거리에 붙은 롤러스케이트장 간판. 사람들은 이게 특이한 카페 이름으로 착각하기도 한다(사진: 취재기자 차정민)

롤러스케이트장은 국내에서 연륜이 깊다. 2001년에 개봉된 영화 <친구>는 1970년대와 80년대를 무대로 조직 폭력배 얘기가 전개된다. 여기에 롤러스케이트장이 등장한다. 롤러스케이트장에는 과거 학창시절의 추억을 느끼기 위해 8090세대 사람들이 주로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요즘 롤러스테이트장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20대 커플, 어린이와 30대 부모들, 그리고 40대도 찾는 전 연령층의 레저 장소가 되고 있다.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부산의 한 롤러스케이트장 내부(사진: 취재기자 차정민).

왜 이들은 롤러스테이트장을 찾고 있을까? 무엇보다 화려한 네온사인, 반짝이는 조명, ‘빵빵한’ 음악 사운드가 찾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사로잡는다. 실제 이곳은 알록달록한 조명이 반짝이고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복고풍 노래가 흘러나오지만, 그때 그 시절 세대에겐 추억을 회상하게 하고, 젊은 세대에겐 신선함을 준다.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신나게 롤러를 타다보면 저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음은 물론 리듬에 맞춰 롤러스케이트를 타게 된다는 것.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는 중학생 김모(15, 부산 진구) 군은 “롤러장에 나오는 옛날 노래는 즐겁다. 즐기는 데는 노래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롤러장의 가격이 저렴한 것도 뜨는 데 한몫했다. 부산 99롤러스케이트장의 경우, 2시간을 기준으로 초등학생 이하는 8000원, 중고생은 9000원, 대인은 1만 원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롤러를 타지 않는 사람도 2000원만 내면 입장이 가능하다. 사실 두 시간 이상을 타도 추가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개는 육체적 한계 때문에 두 시간 내외를 즐기게 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아이와 함께 찾는 가족 단위도 많다. 아이들과 롤러장을 찾은 박모(40, 부산 중구) 씨는 “아이들과 찾는 부모들은 대부분 롤러를 타지 않는데, 부모는 싼 입장료만 내고, 아이들만 비용을 내면 되니까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롤러스케이트장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찾는 만큼 다양한 크기의 롤러스케이트가 구비되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차정민).

롤러장에는 유독 젊은 커플들이 많다. 옛 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 커플들은 왜 이곳을 방문할까? 남자친구와 롤러장에 방문한 김모(21, 부산 남구) 씨는 음식점, 카페, 영화관 등은 식상한 데이트 장소여서 몸을 움직이는 볼링장, 실내 양궁장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다고 지적한다. 김 씨는 “요새 젊은 세대는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 공간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걸 좋아한다. 롤러스케이트장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장소로 제격이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 속에서 젊은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차정민).

실제 롤러스케이트의 운동량은 상당하다. 10-20분만 타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롤러장을 운영하는 김재훈(42, 부산 진구) 씨는 다이어트 운동까지 가능한 게 롤러스케이트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롤러스케이트는 스케이트, 인라인, 스키를 즐길 때 요구되는 균형감각과 하체운동이 가능해서 운동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롤러장은 춥거나 비가와도 사계절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다. 365일 추운 아이스링크장과는 달리, 롤러장은 여름엔 시원한 에어컨, 겨울에는 따뜻한 히터가 준비되어 있다. 대학생 이모(24, 부산 남구) 씨는 친구와 전포카페거리 길을 걷다 롤러스케이트장을 보고 방문했다. 처음엔 롤러스케이트장이란 상호가 재미 있는 카페 이름인 줄 알았다는 그는 “엄마아빠가 어릴 적 탔다고 말로만 들었던 롤러를 지금 내가 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다음번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실내 놀거리 장소로 번지고 있는 롤러스케이트장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롤러장을 운영하는 김 씨는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롤러스케이트장은 추운 날에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어 지금보다 더 찾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차정민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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