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부동 자금을 생산적 청년 창업 자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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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부동 자금을 생산적 청년 창업 자금으로
  • 편집위원 우병동
  • 승인 2015.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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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대로 낮췄다. 이것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내는 금리가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거의 이자를 내지않고 돈을 빌릴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거나 소비하는 등 경제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업들도 싼 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하거나 연구 개발에 나서는 등 생산 활동을 늘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올해 기업들의 사업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늘리거나 연구개발 투자를 확충할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용은 크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학을 졸업하는 청년들의 취업난은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돈은 풀리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실업률해소는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11%를 기록하는 등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데, 금리를 낮춰 돈을 풀어도 이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은행에 예금되어 있던 돈이 풀려나온다는 것인데, 그 액수가 자그만치 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엄청난 돈이 뭉텅이로 몰려다니면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엄청날 것이다. 이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값이 들먹이기 시작했고, 사채시장 등 불량 단기자금으로 변해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여 경기를 부양시키려 하지만 그로 인한 집값 상승과 전세 월세값 급등은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옥죄는 또하나의 부담이 되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를 부추길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단기 부동 자금을 투자와 창업, 그리고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생산적 자금으로 이끄는 방법을 찾아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술개발과 아이디어 창출, 그리고 청년 창업을 이끌어내는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시행함으로써 경기의 활성화와 청년실업 해소를 꾀해야 한다. 신기술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는 벤처기업에 이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중소 벤처기업에 5년 이상 투자한 후 주식을 팔면 양도차익의 50%를 면세처리하고, 손실을 보면 소득세를 감해준다고 한다. 또 인터넷으로 소액의 투자자금을 모아 창업을 지원하는 ‘크라우드 펀딩’제도도 만들어 시행했다. 영국도 2012년에 소규모 창업기업에 투자하면 투자금의 50%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작년에 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수많은 창업 투자회사들이 자리를 잡고 젊은이들의 연구와 창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그 회사들은 아이디어를 가졌으나 돈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연구공간과 생산 인프라, 전문가 자문을 제공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창업 투자까지 하는 전방위적 창업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중의 한 곳인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 Play)’라는 회사의 대표는 그 회사를 통하여 '구글(Google)'이 만들어졌다고 자랑하면서 창업 당시 가능성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투자했던 몇십 만 달러의 돈이 지금은 수천 억 달러의 가치로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부동산이나 투기로 몰리는 거대한 유동자금을 어떻게 생산적 창업 자금으로 유도해내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방향이 바뀔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국회가 뒷받침하여 이러한 노력을 펼칠 때 우리나라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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