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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집단문화, 서열문화, 취업의 부담감이 젊은이들 혼족 문화를 부추긴다 / 데비/ 인도네시아 유학생 데비
  • 인도네시아 유학생 데비
  • 승인 2018.09.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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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라는 큰 사회는 항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1인 시대가 문제가 되고 있다. 혼밥, 혼술, 혼행 등과 같은 단어들이 많이 생겼다. 젊은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나이가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혼자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러면, 왜 한국에서 1인 시대가 생겼을까? 왜 ‘혼자 생활’하는 게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 걸까? 외국 유학생인 나에게 한국의 1인 시대는 매우 궁금한 문제였다.

한국의 점심이나 저녁 시간이 되면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많다. 혼밥, 혼술과 같은 단어들을 하나로 묶여서 ‘혼족’이라는 단어가 나타났고 위키피디아에까지 등재됐다. 요즘은 혼족들을 위해서 혼밥 메뉴와 제품이 생기고, 식당에서 혼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1인 테이블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 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에서 1인 가구의 비율이 계속 올라갔다. 한국 내 1인 가구는 520만 3000 가구로 전체의 27.1%로 나타났다. 

사막에서는 아무리 외쳐도 아무도 듣지 못한다(사진: Creative Commons)

한국 사람들이 혼자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를 몰라서, 나는 한국 친구들한테 질문을 해봤고 뉴스도 읽어봤다. 내가 찾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가족이나 친구들과 멀어지게 돼서’와 ‘사회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서열이 달라서’라고 대답한 사람들이 많았다. 혼족들은 보통 대학부터 혼자 생활하기 시작했고 몇몇은 대학 졸업 후에 혼족이 된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왜 대학부터 혼족이 됐을까? 고등학교 때는 어디 가든지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그룹에 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좋은 대학교에 다니게 된 친구들도 있고, 속칭 2류 3류 대학교에 다니게 된 친구들도 있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그 시절처럼 지내려고 하지만, 나중에는 대학교 레벨 차이 때문에 같이 만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은 다시 만나도 불편함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또한 한국에서는 좋은 대학교에 못 가더라도 공부를 잘해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부모님한테 자주 들어서 대학생들은 부담을 느끼고 부모와의 대화를 꺼린다. 그렇다고 해서 취직이 쉬운 것도 아니다. 구직자는 많은데 취직할 곳이 많이 없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하고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것이 부담이 되고 창피하게 느껴져서 혼자 살려는 사람도 있다. 혼자 살면 생활비가 필요하니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좋은 곳에 취직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시간도 없고 피곤해서 친구들이 있어도 자주 못 만난다. 한국인들은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가지 못 하는 게 부끄러워 혼자 지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한국에 혼족이 많은 이유 중에는 하기 싫어도 집단이 강요하면 해야 하는 문화도 있다. 예를 들어, 대학 동아리에 들어가면 보통 동아리는 회식을 자주 한다. 대학생들은 다른 중요한 일이 있거나 가기 싫어도 동아리 회식에 가야만 된다. 가끔 부모님이랑 약속이 있어도 동아리나 학과 선배들이 취소하라고 강요할 때도 있다. 그래서 한국 대학생들은 차라리 혼자 생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회사생활도 거의 비슷하다. 회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승진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학의 나이든 복학생들도 혼족이 많다. 대학교에 돌아왔는데 친구나 동기는 다 졸업했고 후배들과 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가족도 없고 생활비도 많이 필요해서 아르바이트도 한다. 너무 바빠서 친구들을 거의 못 만난다. 전공 수업에 팀 과제가 몇 개 있어서 같은 팀 친구들이랑 친해지고 싶었지만 외국인이라서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때 난 한국인 친구들에게 ‘외국인이라서 대화가 안 된다’거나 ‘외국인이라서 부담스러울 거다’라고 생각했다. 너무 불편해서 교수님 연구실에 찾아 가서 과제는 팀이 아니라 혼자 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왜냐하면 한국 학생들 신경 쓰지 않고 나 혼자 편하게 할 수 있고, 내 생각대로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혼자 생활을 해보니 좋은 점도 있었다. 보통 사람들한테 혼밥, 혼술, 혼행 등의 단어들은 외롭게 보인다. 근데 몇몇 사람들에게는 이런 단어의 의미가 자유로움으로 바뀐다. 한 신문 기사에 따르면, ‘혼밥을 하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된다’, ‘혼밥은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부담 없이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혼자 밥 먹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등 좋은 점도 많았다. 보통 혼밥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개인주의 생활이 익숙한 문화이기 때문에 혼족이 큰 사회 문제가 되지는 않는 편이다. 나 또한 외국인이지만 그룹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시아권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혼족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사회 문제였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필요하고 어떤 그룹에든 속해 있어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서양처럼 그룹이 중요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도 있다. 사람에게 항상 그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혼족이 문제라기보단 하나의 변화로 보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킨다면 한국 사회 또한 발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 유학생 데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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