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이란 집단 이기주의 고발한 '목격자',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구성에는 아쉬움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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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이란 집단 이기주의 고발한 '목격자',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구성에는 아쉬움 / 이지은
  • 경남 진주시 이지은
  • 승인 2018.09.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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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주시 이지은

<목격자>는 색다른 스릴러 영화로 사람들의 기대 속에 올해 8월 15일 개봉했다. 영화 포스터에 쓰인 “나는 살인을 봤고, 살인자는 나를 봤다”라는 한 문장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대충 감이 온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 주인공 상훈은 목격 도중 살인자에게 목격 사실을 들키게 된다. 이후 보복이 두려워 목격 사실을 숨기는 상훈의 모습과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영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던진다.

배우 곽시양, 진경, 이성민, 김상호(왼쪽부터)가 8월 6일 오후 서울 CGV용산점에서 열린 영화 <목격자>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깃이 되어버린 '목격자'와 범인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8월 15일 개봉 예정(사진: 더 팩트 임영무 기자. 더 팩트 제공).

일단 살인자가 목격자를 봤다는 설정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많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상훈을 우리 일상 속에서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인물로 잡은 것과, 살인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아파트로 설정한 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내가 상훈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아파트 한복판에서 일어난 살인범 하나를 못 잡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보복이 두려워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주인공과,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이웃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회 현실을 비판한 것도 알겠으나, 이 비판의 메시지에만 눈이 멀어 경찰을 무능력자로 만들고 주인공을 답답하고 짜증나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처음엔 어느 정도 상훈의 행동이 이해갔으나 후반부에서까지 상훈이 절대 말할 수 없다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상훈에게 찾아가 같이 목격 사실을 말하자고 했던 또 다른 목격자 서연이 곧바로 살해당하고 상훈은 살인을 또 한 번 목격하지만, 그는 그것마저 입을 다문다. 상훈의 답답한 행동뿐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감시하고 보복하지만 절대 잡히거나 들키지 않는 범인을 보고, 이 영화는 사건 전개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말도 안 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이 그렇게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고 살인을 밥먹듯 저지르는데 잡히지 않는 것은 경찰을 아예 없는 사람 수준 취급한 거나 다름없었다. 또 목격 사실을 말하려다 살해된 서연의 남편이 왜 갑자기 돌변해 상훈을 죽이려고 했는지, 상훈이 증언한 뒤 상훈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간 경찰이 왜 한 명뿐이었는지 등등 영화의 설정 대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지막 부분에서 상훈이 처음 목격했던 살인이 일어난 지점으로 찾아가 그때를 회상하며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아파트에 모든 불이 꺼져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도 창문 밖을 내다보지 않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영화 <목격자>는 이 장면을 통해 자신의 일이 아니면 무관심한 사람들의 집단 이기주의적 사회 현실을 보여주고 비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영화를 보고 이 장면이 기억에 제일 오래 남긴 했지만 너무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았나싶다. 전체적으로 <목격자>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져 오히려 사회 비판의 메시지 설득력을 떨어뜨린 아쉬움을 보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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