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라" 칠레 축구선수 수원서 외친 인종차별 발언에 축구팬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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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라" 칠레 축구선수 수원서 외친 인종차별 발언에 축구팬들 뿔났다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8.09.1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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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팬과 찍은 기념사진서도 눈 찢는 제스처 논란... 비난 일자 "나쁜 의도는 없었다" 황당한 변명 / 류효훈 기자
칠레 대표팀 아랑기스는 자신의 SNS에 동료 이슬라의 “눈을 떠라 바보들아”라는 말과 동시에 동양인의 눈이 작다는 걸 이모티콘을 표시해 인종차별 행동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현재는 해당영상이 지워진 상태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0일 방한한 칠레 대표팀 차를레스 아랑기스는 한국을 내한한 기념으로 영상을 찍을 때 세 명의 칠레 대표 선수 중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화면에 잡히자 “Abre los ojos weon”라고 외쳤다. Abre los ojos는 스페인어로 눈을 뜨라는 뜻이며 weon는 칠레어로 바보라는 비속어다. 즉, 이슬라는 수원 거리에서 “눈을 떠라 바보들아”라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남미 챔피언이며 현 피파랭킹 12위로 우리보다 한수 위 전력인 칠레 대표팀은 한국과 좋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칠레 선수의 인종 차별 행동은 이슬라뿐만 아니었다. 지난 9일, 수원의 한 IT전문 매장에서는 한국 팬의 사진 요청에 응한 칠레 대표팀 디에고 발데스는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발데스는 SNS를 통해 자신의 행동에 사과했지만, 이슬라의 “눈을 떠라 바보들아”라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한국 축구 팬들의 화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연이어 터진 인종차별 행동에 칠레와 한국의 친선경기 시작 전 전광판에는 "Say No To Racism(인종차별에 반대한다)"라는 국제축구연맹(FIFA) 슬로건이 게시됐고, 칠레 대표팀을 향해 조용한 일침이 가해졌다.

FIFA에서 인종차별을 지양하자는 의미에서 내건 솔로건 ‘Say No To Racism’이 수원 월드컵 경기장 전광판에 걸려있다(사진: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발데스의 눈을 찢는 제스처, 이슬라의 “눈을 떠라 바보들아” 발언 등은 국제축구연맹인 FIFA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인종차별 행동이다. 하지만 유독 남미 대표팀에서 한국을 방한할 때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이 많이 발생했다.

지난 해 6월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루과이 대표팀 에드윈 카르도나는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골을 넣고 눈을 찢는 세레모니를 하며 한국뿐만 아니라 BBC 등 외국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11월 한국과의 A매치를 위해 방한했던 콜롬비아 대표팀의 에드윈 카르도나도 한국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눈을 찢는 인종차별 행동을 보이자 FIFA로부터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칠레 대표팀 동료들의 그릇된 인종차별적인 행동에 칠레 대표팀 주장 게리 메델은 경기가 끝난 후 한국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스포티비뉴스 보도에 따르면, 메델은 “동료의 약간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생각한다. 남미에서는 그리 나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 주장으로서 한국 사람들을 마음 아프게 했다면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칠레 라디오 방송 두나의 다비드 오야르순 기자도 “칠레에서는 흔히 농담처럼 취하는 행동이다. 한국 사람들이 불쾌해 한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그 점을 전혀 모르고 행동한 것이다. 칠레에선 이 행동이 인종 차별적이라는 것을 교육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는 칠레 대표팀 주장과 기자의 설명에 한국 축구팬들은 더욱 화가 났다. 경기 치를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좋았지만, 경기 외적인 행동은 너무 불편했다고 축구팬 황모(25) 씨는 주장했다. 그는 “교육받지 못했다는 변명을 보고 황당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다. 그렇게 말한다고 인종 차별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남미 선수들 특유의 레퍼토리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저 사과에 아직도 속냐. 남미 선수들은 대놓고 인종 차별을 해놓고 논란이 될 때마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항상 얘기한다. 앞으로 남미하고 또 평가전 할 때 인종차별적 행동을 할 거고 저 소리 반복할 거다”고 말했다.

화가 가라안지 않은 일부 축구 팬들은 인종차별을 한 특정 선수의 SNS에 들어가서 한국말로 지나치게 비하했다. 그들은 "눈을 떠라"고 외쳤던 이슬라의 SNS에 “인종차별자 나가디지시길”, “X나 못사는 나라가 어디서 깝치고 있어. 너네 나라 밥은 먹고 사냐”, “후진국 퇴장” 등 과도한 비난을 담은 댓글을 남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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