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指導者), 코치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coach’라는 단어는 헝가리의 마차를 만들던 지명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coach의 원뜻은 마차, 탈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마차, 탈 것에서 지도자의 의미가 생긴 것은 ‘지도자’를 지도받는 자의 ‘운반 도구’로 보았기 때문이다. 즉, 지도받는 사람을 실제 사람을 날라주는 마차에 비유하여 생긴 것이다.
또 다른 지도자의 의미를 가진 ‘leader’라는 단어는 ‘이끌다, 선도하다’ 등의 뜻을 가진 ‘lead’에서 나온 말이다. 이 lead와 어원을 같이 하는 단어가 ‘lade’로 ‘싣다, 실어 나르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lade는 짐을 싣거나 적재하다 등의 뜻인 ‘load’와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로, leader 역시 실어 나르다의 뜻에서 파생된 지도자, 이끄는 사람 등의 의미로 확대된 것이다.
순우리말 ‘우두머리’ 역시 어떤 일이나 단체에서 으뜸인 사람을 의미한다. 이것을 한자어로 쓴 것이 ‘두령(頭領)’이란 단어로 ‘머리 두(頭)’자와 ‘옷깃 령(領)’자를 쓴다. 옷깃 령(領)자를 쓰는 것은 옷깃이 옷맵시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여기서 의미가 더 파생되어 ‘영수(領袖)’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옷깃 령(領)자에 소매 수(袖)자를 쓰는데, 옷깃과 소매 끝이 옷맵시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의미로, 지도자를 대신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직접적으로 ‘지도자(指導者)’라는 단어 역시 ‘손가락 지(指)’, ‘길 도(道)’, ‘사람 자(者)’ 세 한자를 써서 표현한다. ‘손가락으로 길을 가리키는 사람’의 의미로 ‘길을 이끄는 사람’이란 뜻으로 파생되어 ‘끌 인(引)’자를 쓰는 ‘인도자(引導者)’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지휘자(指揮者)’라는 단어도 ‘휘두를 휘(揮)’자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살펴 본 지도자를 의미하는 각종 단어들의 뜻을 종합해 보면, 이끄는 사람,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귀결된다. 그러면 사람들을 이끌고 대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이 필요할까? 사실 너무 많은 자질들이 있고 또,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기 때문에 여기서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예전에 군대 생활하면서 일선의 소대장들과 우스갯소리로 떠들던 ‘지휘관(指揮官)’의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장 능력 있는 지휘관은 똑똑하면서 게으른 사람이다. 아랫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부리지 않고 때때로 일부러 아닌 척할 수 있는 사람은 가장 능력 있는 지휘관이다. 그 다음은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다만, 아랫사람들이 죽어날 수 있다. 세 번째는 무식하고 게으른 사람이다. 무식한 건 참모들의 도움으로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무식한데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한 사람이다. 게으른 티를 내야 아랫사람이 참견할 여유라도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정말 답이 없다.
물론, 세상의 모든 일들이 단적인 몇 가지 사례로만 결론 낼 수 없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기에 섣불리 어떤 그룹의 지도자를 평가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그룹의 많은 사람들이 해당 그룹의 지도자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한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게다. 모든 구성원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 먼저 돌보고 만족시키고 차근차근 풀어나간다면 점점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 스스로 지도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거나 지도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새삼 그 단어 본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아주 작은 소그룹의 지도자부터 한 나라 또는 여러 국가의 연합체 지도자까지 자신이 대표하고 이끄는 그 해당 그룹의 지도자로써 무엇부터 실행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