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시골마을 총격사고 패닉...70대 남성이 민원 불만 엽총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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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마을 총격사고 패닉...70대 남성이 민원 불만 엽총난사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8.2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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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소천면 소재 사찰서..지역행정 공무원 2명 피격 사망, 스님 1명 부상 / 신예진 기자

경북 봉화군에서 70대 남성이 엽총을 난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고로 마을 주민, 면사무소 직원 등이 크게 다쳤다.

21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77) 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께 파출소에서 장소를 옮겨 다니며 엽총을 쐈다. 첫 번째 난사는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봉화군 소천면 임기역 인근 사찰에서 발생했다. 김 씨는 스님 임모(48) 씨에도 엽총을 쐈다. 임 씨는 어깨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이후 승용차를 운전해 3.8km가량 떨어진 소천면사무소를 찾았다. 그는 1층 민원실에 난입해 "손들어"라고 외친 뒤 다짜고짜 직원들에게 엽총을 4발을 발사했다. 당시 사무실에는 직원 10여 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 사고로 민원행정 6급인 손모(47) 씨와 8급 이모(38) 씨가 가슴 및 등을 다쳤다. 사고 직후 이들은 닥터헬기를 이용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김 씨는 면사무소에서 다른 직원과 주민들에 의해 제압됐다. 주민 박모 씨는 총격이 발생하자 김 씨에게 달려들어 엽총을 빼앗았다. 강신곤 소천면장은 매일신문에 “자칫 직원 모두가 생사의 기로에 놓일 뻔했다”며 “민원인 박 씨가 없었다면 더 큰 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21일 오전 70대 귀농인이 엽총을 발사해 직원 2명을 숨지게 했다. 사진은 사건과 무관함(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김 씨가 소지하고 있던 엽총은 등록된 총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소천파출소를 방문해 "멧돼지 등 농사에 방해되는 짐승을 퇴치하겠다"며 이곳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출고했다. 경찰은 현행법상 총기 소유주가 ‘유해 조수 포획’을 명목으로 총기의 인출을 요구하면 내줄 수밖에 없다.

현재 경찰은 김 씨의 범행이 이웃 주민과의 갈등에서 빚어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평소 김 씨는 이웃 주민과 ‘상수도 사용’, ‘수도요금 문제’ 등으로 다퉜기 때문이다. 4가구가 간이상수도를 함께 사용하는데 폭염과 가뭄으로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갈등이 빈번했다고.

김 씨는 이같은 문제로 마찰을 빚던 인근 암자로 찾아가 스님 임 씨에게 위협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초 김 씨는 스님 임 씨에게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임 씨는 김 씨가 자신을 위협한다며 파출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경찰서는 “김 씨가 물이 잘 나오지 않자 고지대에 사는 임 씨 때문이라고 여겨 평소 자주 다툰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상하수도 문제로 면사무소에 관련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섭 봉화경찰서장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김 씨가 면사무소를 찾아 물 관련 민원을 넣었는데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않은 것 같다"며 "환경 관련 민원도 제기했는데 면사무소에서 예산 등을 이유로 바로 처리가 안 돼 불만이 쌓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시 이런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상황이나 사건들을 면밀하게 되짚어봐서 부족한 부분이나 개선할 점은 개선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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