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만큼 기분이 좋다“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 도시락 먹으며 오순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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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만큼 기분이 좋다“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 도시락 먹으며 오순도순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8.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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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가족 한결 가까워져...남북, 1차 상봉행사 시간 늘리는데 합의 / 신예진 기자

남북이산가족 1차 상봉행사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고 있다. 행사 이틀째인 21일 금강산호텔에서는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 전날 헤어졌던 가족을 붙잡고 연신 눈물을 흘렸던 풍경은 온데 간데 없었다. 남북 가족들은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혈육의 정을 나눴다,

제2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이틀째인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일정이 시작됐다. 외금강호텔에 모인 가족들에게는 약 3시간 동안 개별 상봉의 시간이 주어졌다. 마지막 상봉 행사가 열린 2015년까지는 개별 시간이 2시간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가족끼리만 식사를 할 수 있게 3시간으로 늘렸다. 사실상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셈.

이산가족들은 따로 마련된 객실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이날 도시락은 북측이 외금강 호텔 1등 식당인 ‘외금각’을 통해 준비했다. 이날 점심은 금강산 송이버섯 볶음, 소고기 볶음밥, 낙지후추구이, 후식 등이었다. 남측 이산가족 이영부(76) 씨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아무래도 자유롭고 훨씬 낫다“면서 ”(함께 밥을 먹으니) 얼마나 맛있어“라며 행복해했다.

가족들은 이번 만남을 기다렸다는 듯 서로를 위한 선물을 두둑하게 챙겨왔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남측 가족들은 영양제, 화장품 등을 준비했고, 북측 가족들은 개성고려인삼, 인삼 화장품 등을 선물로 들고 왔다. 또, 북측 당국이 준비한 백두산 들쭉술과 대평곡주도 북측 가족들의 손에 들려 있었다. 다만, 남측 가족들이 준비한 선물은 북측 가족들에게 바로 전달되지 못했다. 북측 당국이 따로 모았다가 추후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째날인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헤어졌던 한 이산가족이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이날 마지막 행사는 단체상봉으로 오후 3시 금강산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열렸다. 눈물이 마를새 없었던 전날과 달리 다소 차분하게 행사가 진행됐다. 가족들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서로 어색하게 주고받던 존댓말도 나이와 항렬에 따라 자취를 감췄다. 연회장 한켠에서는 우리말인 ”건배“와 북한말인 ”축배“가 섞여 나왔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지만 가족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김병오(88) 할아버지는 여동생인 순옥(81) 씨에게 과자를 까서 먹여줬고, 김혜자(75) 씨는 북측 남동생에게 ”사랑해“라며 아낌없는 애정을 보냈다. 김 씨와 남동생은 73년 전 아기일 때 헤어졌다고. 김 씨는 ”(가족과 만나니) 너무 좋다. 꿈 같다“며 ”(동생을) 안 보내고 같이 있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건강 문제로 단체 상봉에 참여하지 못한 가족들도 있었다. 강화자(90) 할머니는 이날 오전 개별상봉과 도시락점심 행사까지는 북측 가족과 함께 했다. 그러나 오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단체 상봉을 포기했다.

한편, 남북은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마지막 날 작별 상봉 시간을 1시간 늘리기로 했다. 마지막 날인 22일 일정은 오전 11시에 시작하는 작별 상봉이다. 이후 정오부터 함께 중식을 먹고 오후 1시에 상봉이 종료된다. 그러나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작별 상봉을 시작해 오후 1시에 종료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남측 주최로 열리는 24~26일 2차 행사도 같은 방식으로 열린다. 2차 행사는 북측 이산가족 83명과 동행가족 337명이 남측의 가족과 상봉할 예정이다. 남북의 이번 결정은 상봉 행사 이후 우리 측이 북측에 상봉 시간 연장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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