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아들아”...60여 년만의 모자 상봉에 한반도 전역이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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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내 아들아”...60여 년만의 모자 상봉에 한반도 전역이 '눈물바다'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8.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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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강산서 1차 단체상봉...남측 이산가족 197명, 북측 핏줄 185명 만나 기쁨의 눈물 / 이준학 기자

서로의 생사를 모르고 지내다 수십 년 만에 마주하는 이산가족을 보며 많은 국민이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는 현재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2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장면이 TV를 통해 국민들에게 생생히 전달된 것. TV로 현장을 지켜본 한 네티즌은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며 “남은 이산가족 분들도 오늘 꿈에서나마 보고 싶은 얼굴을 실컷 보시길 바란다”는 글을 남겨 다수의 공감을 받기도 했다.

2015년의 제20차 이산가족상봉 이후 약 3년 만에 열린 이번 제21차 이산가족상봉은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청사진이 그려진 바 있다. 20일부터 26일까지 각각 1차와 2차로 구성된 이번 행사의 첫날, 남측의 이산가족 89명과 동반가족 197명은 북측에 살던 185명의 이산가족과 만나 기쁨과 한이 서린 눈물을 흘렸다.

제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을 알리는 청와대 카드뉴스. 청와대는 '평화, 사람을 잇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번 상봉행사 이후에도 꾸준히 이산가족들의 교류를 성사시킬 뜻을 밝혔다(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0일 오후 3시, 복수의 언론들은 남측 이산가족단 최고령자인 백성규(101)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타고 상봉현장을 찾은 모습을 담았다. 그곳에서는 북한에서 온 며느리 김명순(71) 씨와 백 씨의 손녀 백영옥(48) 씨가 눈물을 흘리며 백 씨를 맞이하기도 했다. 백 할아버지는 북측의 친척들에게 동반가족으로 함께 온 자신의 아들과 손녀를 소개하며 만남 내내 친척어른으로서의 인자한 웃음을 유지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언론들은 백 씨 가족이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옛날사진을 교환하고, 오늘의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에 남기는 등의 애틋한 모습을 생생히 전했다.

특히 남북에 흩어진 이산가족들의 고령화로 사망사례가 늘면서 이번 행사의 대부분 참석자들이 조카 등 3촌 이상의 가족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자녀와 형제·자매를 만나는 것으로 드러나 주목을 받았다.

이날, 99세 한선자 할머니는 북측의 두 딸을 만났다. 1951년의 1·4후퇴를 겪으며 셋째 딸만 데리고 피난을 오느라 67년간 볼 수 없었던 딸들이었다. 한 씨는 두 딸 김경실(72) 씨와 김경영(71) 씨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이들을 꼭 끌어안았다.

이금섬(92) 할머니도 동생과 함께 상봉에 나섰다. 이 씨는 북측의 아들 리상철(71) 씨를 보자마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기도 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동생 이금연(87) 할머니도 조카를 끌어안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날 TV와 인터넷, 스마트폰 등 생생히 현장을 담아내던 화면 속에는 남북한 서로에게 잘 알려진 대중가요 <반갑습니다> 노래가 들려오는가 싶었지만, 이내 잦아든 노랫소리와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로 가득한 현장이 비춰졌다.

20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첫 단체상봉은 5시 종료됐다. 이후 7시부터 북측이 준비한 환영만찬 자리에서 다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20일부터 시작된 1차 이산가족 상봉은 22일까지 진행되며, 상봉단은 이 기간동안 총 6차례 11시간 동안 가족을 만나게 된다. 특히 1차 상봉 이틀차인 21일 오전에는 개별상봉이 예정돼있다. 가족들끼리 별개로 시간을 갖는 개별상봉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일정이기에 이번 21차 상봉이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이어지는 중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날 상봉행사를 정기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정기적인 이산가족의 교류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확인부터 상시상봉, 고향방문 등 이산가족 상봉의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남의 기회를 갖지 못한 상봉 신청자들이 5만여 명을 훨씬 웃도는 사실과 함께 “남북에 계신 이산가족들의 기다림이 더 이상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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