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 내년부터 제초·제설서 손뗀다...전문 민간 인력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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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 내년부터 제초·제설서 손뗀다...전문 민간 인력 투입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8.1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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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사역업무와 관련한 고충 수용, 장병 휴식권 보장...육군 GOP사단 등부터 순차적 시행 ” / 이준학 기자

현역 군인들의 훈련 및 임무 여건이 한층 개선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16일 오전 언론과의 대담을 통해 군인들의 오랜 현장 고충사항인 부대 내 각종 부가 사역을 민간업체에 위탁할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부가 사역은 제초·제설 작업들과 장병들이 이용하지 않는데도 관리를 도맡아 왔던 행정 및 기타 공공시설의 청소작업 등이다. 국방부는 이번 계획이 ‘국방개혁 2.0’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GOP 등 전방 근무부대 평균 제초 대상구역의 면적은 대략 축구장 100여 개 이상을 합한 크기만큼 광범위하다. 특히 무더위가 이어지는 하절기에는 일조량이 엄청난 데다 잡초의 성장속도마저 빠르기 때문에 군인들이 임무수행 및 훈련 등에 전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일부 부대는 제초 작업량을 감당할 수 없어, 개인 정비 및 휴식시간에도 장병들이 작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폭설이 내린 지난 2014년 겨울, 육군 8군단 특공대대 부대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동절기 제설작업 또한 상황이 비슷하다. 연병장과 작전도로 등 주요 군사시설은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장병들이 즉시 제설작업에 나서는데, 강설량이 많은 전방부대의 넓은 작전지역을 감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작업도구 또한 넉가래와 눈삽, 빗자루 등에 불과해 장병들의 피로도가 만만찮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에, 내년부터 육군 GOP사단, 해군 함대사, 공군 비행장활주로 등지를 시작으로 대형부대 내 민간인력 투입이 가능한 지역에는 부가작업이 위탁된다. 공동 사용구역도 민간 인력을 활용한 관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위탁 구역은 점차 확대돼, 2021년에는 3군의 후방부대 및 지원부대의 장병들도 업무감소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날 국방부는 “제초·청소 등의 사역임무를 민간으로 전환한다면, 장병들 본연의 전투 임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휴식시간 및 개인 정비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복무 여건을 한층 개선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대 제설작업은 많은 현역 군인과 군필자들 사이에서 복무 중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등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평소 제초·제설, 청소 사역업무는 병사들의 시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그에 따른 고충도 큰 업무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사건의 조사를 함께 벌였던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센터 역시 해당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이 같은 부대잡무 수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꼽은 바 있다. 이에 혁신센터는 군을 향해 각종 사역의 민간 위탁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번 계획이 발표되자 시민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5월 전역한 김경근(22, 부산시 북구) 씨는 국방부의 이번 발표에 “아주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전방에서 근무했던 김 씨에 따르면, 사기를 대폭 저하시키고 혹서기 혹한기의 부대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로 장병들의 근무 투입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지원책이 나와 후배 군인들이 본연의 국방의무와 훈련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지적도 적잖이 제기돼고 있어, 국방부의 세부적인 계획안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 A 씨는 “부대 내 민간인 출입에 따른 안보대비책이 없으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방부는 이 같은 계획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 계획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역시 ‘국방개혁 2.0’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돼, 불필요한 철책시설과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사라질 예정이며, 부대 인접 주거지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군 무단점유지 보상 문제도 속히 해결해 주민 친화적 군사시설로서의 변화를 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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