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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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힘
  • 편집위원 우병동
  • 승인 2015.01.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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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40%를 넘는 드라마라면 거의 모두가 보는 인기 드라마라는 의미이다.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사람들의 마음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게된다. 방송사로서는 광고주의 선택을 받아 방송사 수입에 지대한 기여를 하게된다. 그래서 방송사들은 기를 쓰고 시청률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당연히 작가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붙잡으려 한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드라마를 끌고가는 온갖 자극적인 요소와 장치들이다. 최근에 유행하는 장치의 대표적인 것이 출생의 비밀이다. 멀쩡하던 자식이 어느날 다른 사람의 자식이 되고, 밉쌀스러운 존재이던 말썽장이가 내 자식이었다는 식. 혹은 호강과 사치로 휘두르고 살던 자식이 어느날 불쌍한 가정부의 자식으로 밝혀지고 고생하던 가정부의 자식이 부자집 아들 딸로 뒤바뀌는 신데렐라 스토리들 말이다. 거기다가 삼각 관계 사각 관계로 얽히고 설킨 애정행각이 더해지면 금상첨화. 심지어는 가족과 친족간의 패륜적 러브스토리까지 더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욕하면서 본다는 기묘란 등식까지 형성되면서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리는게 현실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그런 패륜적인 스토리가 아닌, 밝고 건강하면서도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는 드라마들이 하나 둘 나타나서 방송계에 긍정적인 전망을 낳게하고 있다. 모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영 중인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드라마는 불효 소송이라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다루면서 가족간의 새로운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성장한 뒤에 키워주신 아버지를 소흘하게 대하는 자식들에게 그동안 키워준 비용을 계산하여 되갚으라는 소송을 제기한 아버지의 모습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사실은 암으로 3개월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판정을 받은 아버지가 자식들의 가족에 대한 정을 되살리려는 의도였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게되는 것이다.

시집을 안가는 딸에게 맞선을 보게하고, 의사가 되어 병원장집의 데릴사위가 된 아들 내외를 3개월 동안 집에 들어와 살게하는 등 엉뜽??조건을 내건 아버지의 모습이 요즘 핵가족으로 떨어져서 사는 가족들의 냉정한 관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차츰 차츰 아버지의 병을 알게되는 자식들이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들의 불효를 깨닫고 뉘우쳐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면서 시청률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자극적이고 비정상적인 장치를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시청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불러 일으킬수 있다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드라마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말 모 종편에서 방영된 <유나의 거리>라는 작품도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은 드라마다.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아 소매치기로 살면서 성장한 여자 주인공이 그런 환경 속에서도 따뜻하고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 건강한 드라마다. 거기에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든 도와주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는 마음씨 착한 청년이 등장하여 드라마를 밝고 건강하게 만든다. 결국 어머니를 찾게되고 대기업의 사장인 유나의 새아버지는 딸을 위해 범죄 전과자인 젊은이들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든다는 훈훈한 결말을 이끌어 낸다.

온갖 자극적인 요소로 가득찬 막장 드라마가 아닌 건강한 내용의 드라마로서도 시청률을 높일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이런 드라마들이 하나 둘 나타남으로써 선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우리 방송의 풍토를 정화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드라마들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좀더 밝고 건강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방송을 통하여 잃어져가는 인간의 모습을 되찾고, 가족과 세대들간의 삭막한 관계들이 회복되어 우리 사회가 좀더 살맛나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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