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엘에스, 중국서 원료 수입 후 국내서 발사르탄 제조...식약처 "의료기관 상담후 재처방 받아야" / 신예진 기자
중국 제지앙 화하이 사에서 수입한 고혈압약 원료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나온 데 이어, 국내서 제조된 발사르탄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약 리스트를 공개하고,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 조치했다.
식약처는 국내 수입·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을 조사한 결과 대봉엘에스(주)가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 제품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해당 제품의 NDMA의 검출량은 기준치인 0.3ppm보다 최대 16배 많은 4.89ppm이다.
발사르탄은 고혈압, 심부전, 심근경색 후의 사망위험성 감소 등에 쓰이는 의약품의 주성분이다. NDMA는 WHO 산하의 국제 암연구소(IARC) 분류상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A군)에 속한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루둔 사의 원료를 수입 후 정제해 국내서 발사르탄을 제조해왔다. 기준치를 초과한 대봉엘에스의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은 22개사, 59개 품목이다. 최근 3년간 해당 품목 생산량은 전체 발사르탄 함유 완제 의약품의 약 10.7%에 해당한다.
식약처는 우선 대봉엘에스가 만든 발사르탄에서 NDMA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파악 중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7월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발사르탄이 함유된 고혈압약 115개 품목에 대해 판매 및 제조를 중지한 바 있다. 당시 화하이 사는 제조 공정 일부를 변경하며 불순물로 NDMA가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상세 제조방법 및 NDMA 발생 원인에 대하여 제조회사, 유럽 제외기관 등에 자료를 문의한 상태다. 식약처는 “대봉엘에스의 경우 발사르탄 제조 방법은 화하이 사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 NDMA가 생성된 원인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대봉엘에스(주)가 만든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진 속 의약품은 기사와 무관하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식약처는 동시에 문제 제품 잠정 판매 및 제조중지 조치를 내렸다. 해당 원료를 사용해 제조된 의약품에 대해서도 잠정 판매중지 및 처방을 제한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에 발맞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을 통해 처방 조제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정지했다.
6일 0시 기준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총 18만 1286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문제 의약품을 처방받았다면 다른 고혈압 치료제로 재처방·재조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 동일 발사르탄 성분 내 교환은 물론 발사르탄 성분에서 다른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로도 교환이 가능하다. 기존에 처방을 받은 병·의원을 찾아야 1회에 한해 본인부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기존 병원이나 약국이 휴업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현재 잠정 판매중지 및 처방 제한 관련 제품 목록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고혈압약, 발사르탄, 고혈압치료제, NDMA’ 단어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 보건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 등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식약처는 환자의 무조건적인 복용 중단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 대상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분들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료기관에 상담을 거쳐 재처방 등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