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수도과학관에서 느낀 단상...‘폭염이 화학물질 오염 늘린다’ / 박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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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하수도과학관에서 느낀 단상...‘폭염이 화학물질 오염 늘린다’ / 박대한
  • 서울시 성동구 박대한
  • 승인 2018.08.05 20:2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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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건식 사우나 같은 도시를 탈출해서 집에 도착하면 그날의 피로가 담긴 끈적끈적한 땀을 샤워로 씻어낸다. 그리고 갈증으로 마신 물은 다시 노폐물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만약 지금 같은 날씨에 당연히 내려가던 세면대 물과 샤워 후 물이 내려가지 않고, 변기 속 노폐물마저 역류한다면, 우리 건강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생활하수를 모두 받아 정화시켜 강으로 내려 보내는 일을 하수처리 과정이라 하고, 그 일을 하는 시설을 하수처리시설이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런 하수처리시설과 하수처리과정에 관심이 없다. 서울시가 하수처리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작년 2017년 9월 ‘서울하수도과학관’을 설치했다.

서울 중랑물재생센터 안에 위치한 서울하수도과학관(사진: 독자 박대한 제공)

서울시 10개 구의 하수와 14개 구의 분뇨를 정화하는 중랑물재생센터에 있는 서울하수도과학관은 하수처리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보통 가정의 부엌, 욕실, 화장실 등에서 생긴 물은 각종 오물이 섞인 상태로 한꺼번에 방출된다. 이렇게 흘러간 물을 생활하수라 한다. 그리고 비로 내리는 물을 우수(雨水)라고 한다. 우수도 도시 공기를 타고 내려서 오염될 수 있으므로 생활하수와 함께 정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활하수와 우수가 도시 곳곳의 하수관로를 타고 흘러가는데, 하수관로를 타고 흐르는 모든 물을 하수라 부른다.

하수관로를 타고 흘러간 하수는 물재생센터로 도착하게 된다. 이후 하수처리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처리과정 침사지, ▲생물반응조, ▲2차 침전지, ▲고도처리 및 소독의 4단계를 거친다. 침사지는 하수 속에서 무거워서 가라앉는 모래나 가벼워 떠오르는 플라스틱, 담배꽁초 등을 거르는 과정이다.

하수처리과정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중랑물재생센터(사진: 독자 박대한 제공)

생물반응조는 미생물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며, 2차 침전지는 미생물 찌꺼기와 깨끗한 물을 분리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고도처리 및 소독 과정은 질소, 인 등을 제거하고 대장균을 소독한다. 이렇게 마지막 소독까지 거친 물을 하천으로 방류하게 된다.

하지만 방류된 물이 완벽히 깨끗하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생활오폐수 속에는 분해하기 힘든 화학성분들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계속되면 샤워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비누, 샴푸, 린스 등 사용되는 화학제품 양도 따라서 늘어나게 된다. 무더위가 물을 화학물질로 오염시키고 있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걸러내는 과정은 없다. 폭염이 화학제품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생각은 아무도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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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토스바사삭 2018-08-05 23:18:14
크으 이런 더운 여름에 딱 맞는 기사네요:)

상병유정우 2018-08-06 12:03:07
박대한 기자님 글 잘읽었어요. 이런 시설이 있는지 정말 몰랐고 새로운 지식 얻어갑니다~~

Mc 2018-08-06 12:10:11
정말 그렇군요~! 각골명심하겠습니다

조영순 2018-08-06 12:46:21
하수도과학관이라는곳이 있다니 ㅎㅎ

최창수 2018-08-08 10:43:54
잘 보고 갑니다! 역시 일류 언론사 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