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부산 '송상현 광장', 시민의 쉼터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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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부산 '송상현 광장', 시민의 쉼터로 각광
  • 취재기자 이슬기
  • 승인 2014.12.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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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의 4배...잔디 스탠드 발광 벤치로 미래도시 경관도 조성

부산 지하철 부전역에서 8번 출구로 나와 걸으면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꾸며진 ‘송상현 광장’이 펼쳐진다. 시민들은 도심의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에서 잠시 벗어나 푹신한 잔디를 밟으며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송상현 광장은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부전동 일대에 걸쳐 위치한 대한민국 최대의 도심 광장이다. 서울시청 앞의 서울광장이 약1만 3200㎡으로 축구장 넓이의 2배 정도지만, 송상현 광장은 3만 4740㎡가량의 부지에 조성돼 축구장 면적의 4배에 달한다. 또 송상현 광장은 1만 8700㎡ 크기의 광화문 광장보다도 두 배에 달하는 넓이를 갖고 있다. 송상현 광장은 ‘흐름과 소통, 그리고 미래의 광장’이란 콘셉으로 지난 6월에 개장됐다.

송상현 광장은 문화광장, 다이내믹 부산 마당, 역사마당 등 3개의 마당으로 조성되어있다. 문화마당은 공연 및 이벤트 공간으로 선큰 광장과 잔디 스탠드가 있고, 다이내믹 부산 마당에는 잔디광장과 실개천, 산책로가 있다. 마지막으로 역사마당에는 송상현 동상 기념광장이 위치하고 있다.

▲ 송상현 광장의 광장 조성 기본계획도(사진 출처: 부산시청 홈페이지).

송상현 광장이 있기 전 이 자리는 예부터 ‘모너머 고개’라고 불렸다. 지금은 고개라고는 생각지 못할 만큼 평지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이곳을 경계로 부산의 안과 밖이 나뉘었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곳은 차량통행을 위한 도로로 바뀌면서 고개 높이가 깎여서 평지가 됐다. 하지만 부산시민들은 이곳이 자동차를 위한 도로가 아닌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랐다. 이러한 시민들의 염원을 부산시가 수렴하여 2010년 8월 이 땅을 광장으로 조성키로 결정하고, 명칭과 설계를 공모하여 지금의 송상현 광장으로 탄생시켰다.

▲ 송상현 광장의 역사마당에 위치한 송상현 동상(사진: 취재기자 이슬기).

송상현 광장의 명칭은 시민공모로 정해졌다. 이는 임진왜란 초기 동래성 전투에서 왜적의 침입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송상현 동래부사의 애국심을 기리기 위해서 송상현 광장으로 명칭이 결정됐다. 특히 송상현 광장 부지에 세워져있던 송상현 동상을 고려하여 광장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송상현 광장에 들어서면 먼저 선큰 광장과 잔디 스탠드가 보인다. 선큰 광장의 ‘선큰’은 ‘sunken'이란 영어로 움푹 들어갔다는 의미다. 선큰 광장은 실제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거대한 광장에 들어 설 수 있으니 움푹 파여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송상현 광장의 잔디 스탠드에는 발광(發光)하는 벤치가 배치되어 있어 송상현 광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으로 꼽힌다. 마치 미래도시에 온 것과 같은 광장의 경관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 송상현 광장 안의 선큰 광장(사진: 취재기자 이슬기)

선큰 광장에서 더 걸어가면, 잔디광장과 산책로가 나온다. 잔디로 펼쳐진 길 양 옆으로 나무와 조명이 수를 놓고 있다. 그 옆으로 길게 늘어선 산책로는 추운 날씨에도 절로 걷고 싶게 만든다. 산책로 중간 중간 배치되어 있는 벤치 또한 발광하는 디자인으로 되어있어 밤에 송상현광장을 가면 독특한 조명의 멋과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 송상현 광장 다이나믹 부산 마당에 있는 잔디광장과 산책로의 밤풍경(사진: 취재기자 이슬기)

부산 지인 집에 가족과 함께 놀러 왔다가 딸과 함께 이곳으로 산책을 나온 김경준(37, 서울시 강남구) 씨는 “아파트가 둘러싸인 도심 속에 이렇게 아이들과 같이 산책도 하고 쉬기 좋은 곳이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광장 개장 소식을 듣고 멀리서 일부로 찾아 온 공훈화(23, 부산시 금정구) 씨는 “크고 깨끗하게 광장이 잘 지어졌고 가족들이 모두 같이 나와 산책하기에 딱 어울리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송상현 광장에서 보완할 점도 발견되고 있다. 송상현 광장을 찾은 박지형(26, 부산시 진구) 씨는 “처음에 광장이 들어섰을 때는 잘 지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주변에 도시 소음과 대기오염이 많은 지역에 지어놨다는 것이 아쉽다”며 “유동인구가 많은데 비해 쓰레기통이 많이 없어 쓰레기통이 많이 배치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송상현 광장을 찾은 이모(20, 부산시 동래구) 씨는 송상현 광장이 커다란 두 개의 도로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접근하는 데 불편함을 겪었다. 이 씨는 “송상현 광장을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출구에서 횡단보도를 두 번이나 건너야하고, 송상현 동상이 있는 역사마당으로 가기 위해서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를 또 건너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상현 광장 경비 조상기(60) 씨는 “도시 속에 녹색공간이 있고 잔디를 밟을 수 있는 장소가 생긴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쓰레기나 강아지 배설물 등이 많아 시민의식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송상현 광장은 잠재력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고 광장의 역할이 아직 미흡하다”며 “광장 활용에 대한 소프트웨어가 보강되어 부산시민들의 여가문화를 충족시켜주는 훌륭한 공간으로 더한층 발전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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