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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반려동물 사회화 훈련 거쳐 새 주인에게 재입양해요"부산시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 지난해 10월 개소 후 유기동물 입양·교육 등 성과...인간과의 행복한 공존에 노력 / 이준학 기자
부산시 연제구에 위치한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 입구. 건물의 엘리베이터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센터 내 동물들에 대한 홍보지가 붙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방문객을 반기느라 강아지들이 짖는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앞발을 높이 든 채 강아지들이 격하게 사람을 반긴다. 그러다가도 직원의 신호에 맞춰 행동을 가다듬고 일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훈련이 잘 돼 있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반면 고양이들은 고개를 돌려 방문객을 한 번 훑어 보고는 그저 자리에서 얌전히 쉬고 있다. 사람들의 손길에도 경계하지 않고 흥미가 생기는 것에만 조용히 다가가 여기저기 건드려본다. 부산시 연제구 거제시장로에 위치한 ‘부산시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의 모습이다.

지난 1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의 반려동물 가구수는 2015년 457만여 가구에서 2017년 593만여 가구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관련 교육이 부족해 반려동물이 다친 채 방치되는가 하면, 유기동물들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면서 유기동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호응에 그쳤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부산시는 2017년 10월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를 개소해 유기동물 문제 해소에 발 벗고 나섰다. 이곳의 김선자 소장은 “이곳은 단순히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곳이 아니라 유기동물의 사회화와 생활훈련을 진행해 입소한 동물들의 성공적인 재입양을 돕는다”며 센터의 존재 이유를 설명했다. “더 이상 귀엽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진 동물들을 훈련을 통해 사회성과 특성을 살려 각 개체만의 매력이 드러나게 하고, 파양 가능성도 최대한 줄여 평생 반려동물로서 사람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 6층에는 사무실, 보호실, 고양이 놀이터 등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이 건물의 6, 7층을 사용하는 센터는 2018년 7월 현재 6마리의 개와 10마리의 고양이를 수용중이다. 모두 유기 개체로, 새끼부터 성체까지 그 품종 역시 다양하다. 6층은 사무실과 상담공간, 고양이들의 회복을 돕는 곳으로 쓰인다. 큰 소리를 내지도 않고 개들에 비해 덜 활동적인 고양이들은 더욱더 세밀한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 고양이 사육에 필수적인 ‘캣 타워’와 방울 장난감, 치료공간 등 유기묘를 위한 다양한 시설이 함께 갖춰져 있다.

7층에서는 유기된 개들의 회복과 훈련을 돕는다. 한창 몸집을 키워야할 어린 개체나 치료가 필요한 개들은 별도의 공간에서 길러진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배변 훈련과 행동 훈련이 잘 된 개체일수록 입양이 빠른 편”이라며 “개체의 성격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거의 모든 개들이 일찍 좋은 주인을 만나 센터를 나설 때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유기견들의 훈련과 치료를 담당하는 직원의 지도 아래 개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중 한 개체는 다리를 다친 채 입소해 치료 중이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센터에서는 매달 평균 10~12마리 정도의 분양이 이뤄진다. 김선자 소장은 “얼핏 적어 보이지만 서울을 포함한 타 지역의 공립 분양센터에 비해서 아주 많은 횟수”라며 “예산이 비교적 적게 책정됐지만 그 안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센터에서는 소장을 제외하고 6층과 7층에 각각 2명, 1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유기동물들의 치료와 훈련뿐만 아니라 20마리 안팎의 동물들의 입양 및 입소절차, 부산시청 산하기관으로서의 행정업무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업무량에 비해 인원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이곳의 모든 직원들은 유기동물을 향한 관심과 애정으로 자신들을 응원해 달라며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반려동물복지문화센터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직원의 지도로 함께 유기묘를 구경하고 있다. 센터는 공공기관으로서 휴무일인 일, 월요일을 제외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해 유기동물들을 둘러보게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김 소장에 따르면, 특히 이곳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반려묘’의 입양을 도운 기관이라고 한다. 주거공간이 넓은 미국과 달리, 일본과 환경이 비슷한 우리나라는 아파트와 주택 등 집의 크기가 작고 밀집돼 있어 고양이가 살기에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에 부산센터는 그전부터 반려묘의 증가를 예측해 사육환경과 입양 절차 등을 연구하고 있다.

부산 반려동물복지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장노년 반려동물 돌보미’ 프로젝트도 전국 처음이다. 한국의 ‘펫 시터(주인이 여행과 출장 등 반려동물을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대신 돌봐주는 사람)’ 서비스는 대개 비용도 많이 들고, 수요에 비해 공급과 전문성마저 부족해 아쉽다는 평이 많다. 이에 시간적 여유와 동물을 향한 애정을 두루 갖춘 장노년층 시민에게는 전문교육과정을 제공해서 장년 돌보미가 되며, 돌보미 신청 시민들은 이들 장년 돌보미들로부터 시중의 펫 시터와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개설 후 지금까지 총 4기수, 120명 정도의 장년 돌보미들이 배출됐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반려동물을 기른 경험이 있고, 큰 보수를 바라고 참여한 사람들이 아닌, 정말로 동물을 사랑하는 일반시민들이다. 2기 이후로는 같은 장노년 돌보미들끼리 자체적인 조합을 만들어서 더 촘촘히 활동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 앞으로도 매 해 상·하반기 장노년 돌보미들이 배출될 예정이다. 센터의 목표는 부산 곳곳의 장노년 돌보미 활동을 통해 하루라도 외로운 반려동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김선자 소장은 “앞으로 행정수요가 30~40%에 육박할 반려동물 서비스를 부산센터의 주도로 마련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보람 찰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강신영 주무관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수의사 체험 실습을 돕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준학).

이곳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열고 있다. 지난 26일, ‘어린이 수의사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전포초등학교 1, 2학년 학생과 일반시민 자녀 등 스무 명 가량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았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부산야생동물치료센터 강신영 주무관은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할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것이야 말로 동물학대·유기 문제가 급증하는 지금 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주무관은 “개·고양이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동물 생태’에 대한 교육으로 생명을 향한 아이들의 관심을 일깨워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부산센터는 다친 야생동물, 축산품으로 만나는 소와 돼지 등에 이르기까지 더더욱 다양한 동물을 소재로 교육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에게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지식이나 정보를 학습하는 것보다 생명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과 동기를 습득하는 경험이 필요하다”며 반려동물을 포함한 생명 가치와 관련된 교육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취재기자 이준학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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