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인디가수 '숀' ...연이은 음원순위 조작 의혹에 네티즌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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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인디가수 '숀' ...연이은 음원순위 조작 의혹에 네티즌 와글와글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7.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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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차트 관리의 허술함에 ‘실시간 순위 제공’ 중단하라 목소리도 등장 / 이준학 기자

각종 음원 사이트가 제공하는 인기차트에 대한 의혹이 또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인디가수 숀(SHAUN)이 별다른 계기나 활동 없이 쟁쟁한 음원강자들을 제치고 1위를 달성한 것. 얼마 전 음원사재기·순위조작 의혹을 받았던 다른 가수들의 사례와 양상이 비슷해 또 한 번 네티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각종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음원순위 발표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가수 숀은 SNS에 음원차트 1위 달성이 놀랍다는 반응의 게시물을 올렸지만 조작을 의심하는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댓글이 이어졌다(사진: 숀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27일, 숀은 자신의 앨범 ‘Take’를 발매했다. 그 중 수록곡인 <Way Back Home>이 다른 곡과 더불어 묻히는 듯했으나 발표 3주 만인 17일 00시, 1위를 기록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순위가 상승하는 이른바 ‘역주행’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인기리에 활동 중인 아이돌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등을 꺾었다는 점, 자정을 전후로 스트리밍 경쟁이 약한 시간대에 급격히 순위가 상승한 점 등으로 미루어 숀의 1위 달성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7일 13시를 기준으로 <Way Back Home>의 순위변동을 나타낸 그래프. 미디어 노출 없이 1등을 달성하고 새벽시간대에 급격한 점유율 상승폭을 그리는 등 다른 가수들의 음원조작 사례와 비슷한 경향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 멜론 인기차트 캡처).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음원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분석에 따르면, 해당 음원은 지난 15일 발표 18일 만에 43위로 TOP 100차트에 진입하여 단 하루만에 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현재 1위를 달성하기까지 이상하리 만큼 급격한 순위변동을 보이면서 음원 이용자들의 의심을 샀다. 여기에 지난 4월, 닐로의 <지나오다>, 장덕철의 <그날처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새벽 스트리밍 횟수가 순위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순위조작에 대한 추측이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벅스’, ‘지니’ 등 다른 음원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소속사뿐만 아니라 가수 본인까지도 “사재기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직접 해명했지만 의심을 거두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전, 숀의 소속사인 DCTOM 엔터테인먼트 측은 다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은 진행했지만 차트 조작은 없었다”고 밝혔다. 바이럴 마케팅이란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및 각종 온라인 매체의 반복노출을 통해 상품을 홍보하는 행위다.

이 같은 논란에 매달 음원사이트 결제를 통해 음악을 즐겨듣는 대학생 이소현(22, 부산시 사상구) 씨는 “나와 주변 사람을 포함한 그 누구도 들어보지 않았던 노래가 1위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사례들도 그렇고 바이럴 마케팅에 의한 순위변동이 잦아져 이제는 ‘인기차트 음악재생’ 기능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음원 역주행에 성공한 인디가수 폴킴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도둑질 놔두니까 합법인 줄 안다”며 이번 논란을 겨냥한 듯한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스타성에 연연하지 않고 음악성으로만 경쟁하는 인디가수의 활약은 더 이상 드문 일만은 아니다. 인기가수 EXID와 윤종신, 한동근 등으로 대표되는 ‘차트 역주행’ 현상도 종종 목격된다. 그러나 이러한 음원들의 공통점은 오랜 시간 입소문을 타고 노출이 반복되며 주목받았다는 점이다. 최근 이 과정이 생략된 채, 의문이 풀리지 않는 역주행 사례가 반복되면서 해당 가수의 팬들과 네티즌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순위조작 논란의 대상이된 가수 숀. 지금도 그의 SNS에는 응원의 댓글과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사진: 숀 인스타그램 캡처).

평소 숀의 음악을 즐겨듣는 한 대학생 팬은 “불법 프로그램이나 해킹을 통한 순위변동도 아닐뿐더러 막상 들어보면 좋다는 평도 많은데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이돌 팬덤의 ‘차트 줄세우기’ 사례 또한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만약 이 같은 행동이 정당하다면 차트 순위 자체가 무의미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음원사이트 멜론은 지난 4월, 스트리밍을 통한 음원순위 조작의혹이 한 차례 불거지자 오전 1시에서 7시까지 실시간 차트변동을 적용하지 않는 ‘차트 프리징(Chart Freezing)’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큰 성과가 없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다른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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