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ls are peaceful, history is violent(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잔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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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ls are peaceful, history is violent(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잔인하다).”
  • 부산광역시 북구 류세은, 경상남도 김해시 김예지
  • 승인 2014.11.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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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퓨리>를 보고

(1)영화 <퓨리>를 보고 1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 등지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추축국과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퓨리(Fury)>는 이런 제2차 세계대전 말기를 배경으로 만든 전쟁 영화다. 영화는 미국의 전차부대 소속으로 ‘Fury’라는 이름의 탱크를 이끄는 5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전쟁 영화에서 자주 보이던 전쟁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많은 전투 경험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워대디(브래드 피트 분)를 포함하여, 탱크를 몰아본 적도 없고 심지어는 탱크 내부를 본 적도 없는 신병 노먼(로건 레먼 분), 성경책을 항상 손에 쥐고 있지만 전투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바이블(샤이아 러버프 분), 뛰어난 운전 실력으로 탱크를 조종하는 고르도(마이클 페나 분), 다혈질 장전병 쿤 애스(존 번 탈 분)가 그들이다. 이들은 어떤 이상이나 조국애가 아닌 생존을 위해 전쟁에 임한다. 내가 저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저들이 내 옆의 동료와 나를 죽일 것이란 생각으로 말이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영화 속 워대디가 독일군을 죽이지 못하는 노먼에게 하는 대사에서 잘 나타난다. “이건 전쟁이야. 죽이지 않으면, 죽는 거지.”

<퓨리>는 영화 전반에 사실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했다. 영화는 실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당시 전쟁에 사용된 미국의 M4 셔먼 탱크와 독일의 티거 탱크를 이용해 촬영하는 등 디테일이 살아있다. 이처럼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덕분에 <퓨리>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남부 전선을 스크린 속에 현실감 있게 재현할 수 있었고, 관객들에게 전쟁의 참혹함과 이에 따른 인간성 상실이라는 문제를 상기시킬 수 있었다.

“Ideals are peaceful, history is violent(이상은 평화롭지만, 역사는 폭력적이다).”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모여 그 국가와 사회를 대표한다. 하지만, 전쟁에서 개인의 신념이나 이상은 큰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개인의 주장이 옳고, 이를 선택함으로써 다수를 위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내 주변 사람들과 나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서 옳은 신념은 생존 이후의 문제로 남겨질 뿐이다.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보편적인 인간성과 도덕이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무력화되는지가 잘 나타난다.

이런 <퓨리>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왜 조금 더 강력하게 메시지를 던지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이다. 우선, 헐리우드의 전쟁 영화들이 그러하듯, <퓨리> 역시 300명가량의 독일군과 맞서 요충지를 지켜낸다는 엔딩을 통해 미국의 전쟁 영웅 만들기라는 진부한 설정이 포함되어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영화 전체를 비교하자면 기존의 전쟁 영화와 달리 영웅 만들기보다는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에 집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엔딩 장면을 300명가량의 독일군에 맞서는 탱크 Fury와 최후의 5인이라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제시하여 끝내는 미국의 전차부대를 영웅화시켰다는 점이다.

기존의 영화보다 사실성을 풍부하게 보여주려는 노력이 <퓨리>에서는 돋보였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성이 점차 상실되어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잔인한 모습을 탱크와 시쳇더미들을 통해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 속에는 전우애와 희생 의식이 녹아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전쟁 영화가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의 인간적인 모습은 남아있다’는 것보다는, 전쟁의 잔혹성을 일깨우며 애초에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 비현실적인 전투를 이뤄내 요충지를 지켜냈다는 엔딩이 아닌, 전쟁이 끝난 후에 오는 상실감과 허망함에 이 영화는 포커스를 맞추어야 했다.

전쟁에서는 그 누구도 정당화될 수 없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을 어떤 이념이 정당화될 수 있단 말인가? 영화 <퓨리>를 통해 이런 아쉬움을 느낀 이가 있다면, 1945년 패전 말기의 필리핀 레이테 섬을 배경으로 한 오오카 쇼헤이의 <들불>이 원작인 이치카와 곤 감독의 영화 <들불>을 권하고 싶다. 전쟁이라는 인간의 잔인한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국가의 선택을 바라보는 개인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다.
                                                                                                      경상남도 김해시 김예지

 

(2)영화 <퓨리>를 보고 2

전쟁 중인 시리아에서 촬영된 한 영상이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영상은 한 꼬마 아이가 어딘가에 숨어 있다 갑자기 총격이 한창이 곳으로 뛰어가면서 시작된다. 살려면 반대 방향으로 뛰어야 하지만, 그 꼬마는 어쩐 일인지 총격이 멈추지 않는 곳으로 뛰어간다. 잠시 뒤, 자기보다 더 어린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총알을 피해 반대쪽으로 달린다. 여동생을 구하려는 오빠의 영웅적 행동이라는 찬사가 쏟아지며 영상은 인터넷에 올라오자마자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졌고, 어린아이에게조차 총을 겨누는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시간이 지난 후 이게 페이크 영상이라고 밝혀졌지만,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살아 남기 위해 총알을 피해 달려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영화 <퓨리>는 1945년 세계 2차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는 때를 배경으로 한다. 연합군인 미군은 독일 마을을 하나하나 폭격하면서 독일군을 압박한다. ‘워대디’는 전차 부대를 이끄는 중위이다. 그는 전쟁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면서 전쟁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2년 넘게 이어온 전쟁으로 지친 부대원과 독일군의 탱크 성능보다 훨씬 떨어지는 탱크 ‘퓨리’로 전쟁을 계속 이어 간다. 워대디도 빨리 전쟁이 끝나길 바라면서 점점 지쳐간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온 병사는 전쟁 경험이 없는 신병 ‘노먼’ 이다. 전쟁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는 영화 속 노먼의 눈으로 전쟁을 느꼈다. 신병 노먼은 탱크 내부를 본 것도 처음이고, 더욱이 누구를 죽인 적도 없다. 워대디는 그런 노먼을 답답하게 여기면서, 그에게 총을 쥐어주고 포로로 잡은 독일군을 죽이라고 한다. 다른 부대원들은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난 듯이 웃으면서 그 모습을 바라본다. 워대디는 노먼을 다그치고 노먼은 독일군을 쏴 죽인다. 노먼은 차츰 차츰 전쟁에 익숙해지고, 다른 병사들도 그런 노먼을 인정해준다. 노먼은 퓨리 부대원이 되어 간다. 그러던 중 독일군을 저지하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되고,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도중 다른 부대들은 적의 침공을 받아 다 죽게 된다. 퓨리마저 고장이 나게 되자, 부대원은 독일군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부대원 모두 도망치지 않고 독일군에게 맞서고 독일군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하지만 노먼을 제외한 나머지 부대원은 모두들 죽게 된다.

영화 상영 내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노먼의 첫사랑이 죽고, 누군가의 아버지도 죽고, 워대디도 죽고, 부대원들도 죽는다. 노먼이 누군가를 죽일 때, 다른 병사들은 옆에서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난 듯이 웃고만 있다. 평상시라면 누군가 살인을 하려고 할 때 웃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노먼이 처음에는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말하지만, 결국 자기가 살려면 적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독일군을 죽인다. 그가 군인이 체질이라고 말했을 때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진다. 전쟁은 사람을 광적으로 만든다. 1979년 개봉된 <지옥의 묵시록>이란 영화는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영화를 보다 보면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군인이 되는지,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얼마나 끔찍하게 변하게 되는지를 알게 해준다.

참전 병사들은 전쟁을 끝내고 돌아오면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살인을 많이 한 격렬한 전쟁일수록 이들은 더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위궤양, 알콜중독, 이혼, 자살률도 일반 사람들에 비해 해가 갈수록 높아진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노숙인의 상당수를 참전 병사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많은 국가들이 전쟁 중에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전쟁에 참가 하고 있다, 아이들과 여자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죽은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들을 죽인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 모두가 힘들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 전쟁은 끝나야만 한다.  

                                                                                                  부산광역시 북구 류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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