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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머그잔 싫다는데... ” 일회용컵 금지에 커피 전문점 '속앓이'환경부, 8월부터 커피 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컵 단속...업주 "취지는 알지만 난점 많다" / 신예진 기자

환경부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커피 전문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료를 머그잔에 제공하려는 커피 전문점과 일회용컵을 사용하려는 손님 사이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 기준 전국의 가정과 사업장 등에서 배출된 비닐, 페트병, 스티로폼 등 플라스틱 폐기물 총 265만 톤을 20022년까지 30%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 2015년 기준 61억 개에 달하는 국내 커피 전문점의 일회용 컵 사용량을 오는 2022년까지 40억 개로 35% 감량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에 발맞춰 지난 5월 일부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점과 협약을 맺었다. 대표적인 곳이 스타벅스,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등이다. 해당 전문점은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는 고객에게는 머그잔을 제공해야 한다. 오는 8월부터는 ‘자원 재활용법 제41조 및 시행령’에 따라 각 지자체는 협약을 맺은 업체를 대상으로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적발된 업체는 매장 이용 인원과 면적에 따라 과태료를 내야 한다.

11일 정오께 찾은 부산 진구의 S 커피 전문점은 더위를 피하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주문 계산대 앞 부착된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기자가 음료를 주문하자 직원은 “매장에서 드시나요?”라고 물었고, 기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직원은 이어 “그럼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해드려도 될까요?”라며 머그컵 사용을 권했다.

부산시 진구의 한 커피전문점 주문대에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 금지'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그러나 매장 내 대다수 고객은 일회용 컵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머그잔 사용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방문한 A 씨도 일회용 컵을 요구했다. A 씨는 “머그잔에는 뚜껑이 없어서 아이가 자칫 건드릴까봐 걱정된다”면서 “아이가 칭얼거리면 매장을 떠나야 하는데 일회용 컵에 커피를 옮겨달라고 하기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유연우 씨는 머그컵의 ‘위생’을 문제 삼았다. 유 씨는 “최근 어떤 아저씨가 다 마신 머그잔에 가래를 뱉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며 “그 이후로는 무조건 일회용 컵을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직원들이 머그잔을 어떤 방식으로 세척하는지 모르잖아요”라며 난감해했다.

같은 맥락으로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생들 역시 일회용컵 사용을 선호한다. 사용한 머그잔 설거지는 아르바이트생들의 담당이기 때문. B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생 이모(25) 씨는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주문받고, 음료를 만들 시간도 없는데 이제는 머그잔 설거지한다고 난리”라며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채용하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머그잔 도난 및 파손도 문제로 꼽혔다. 부산시 진구 C 커피 전문점의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깨진 머그잔만 2개”라며 “머그잔 수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손님들이 하나씩 깨트리니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잔을 깼다고 손님에게 변상을 요구할 수도 없지 않나”고 고개를 저었다.

부산시 남구 대연동의 한 커피전문점 주문대에는 머그잔이 사이즈 별로 비치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사와 가맹점주는 정책과 현실의 중간에서 난감하기만 하다. 부산 강서구에서 D 카페 전문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일회용컵 사용 규제 취지는 백번 이해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장 다음 달부터 단속한다던데 머그잔도 모자라고, 인력도 부족하다”며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현장의 고충을 전달받은 일부 커피전문점 본사는 각 매장에 머그잔을 지원했다. 이디야는 최근 점주들에게 매장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뜨거운 음료 머그잔과 차가운 음료 유리컵 각 10개를 보냈다. 커피빈도 매장전용 아이스컵을 전 매장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에서 실내 ‘다회용 유리컵’ 사용을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크게 매장 내 머그잔 이용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식 개선이 없으면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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