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로 승부한다”...스타트업 게임 vs 인디게임
상태바
“아이디어로 승부한다”...스타트업 게임 vs 인디게임
  • 취재기자 하봉우
  • 승인 2014.11.25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수가 모여 창의적 아이디어로 게임 만들어... 홍보하고 피드백 얻고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4’가 지난 20일 개막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지스타 2014에는 전 세계 35개국 617개 업체가 참가해 총 2,567개의 부스를 전시했다. 첫날 관람객만 무려 3만 3,829명에 이르렀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대형 게임사는 새로운 게임을 공개하고 대규모 체험 공간을 앞세워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 스타트업&인디 게임관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하봉우)

반면, 유명한 게임사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한두 대만을 켜둔 채 묵묵히 관람객을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스타트 업(신생) 게임사와 인디(소규모 독립) 게임 기업이 바로 그들이다. 게임 팬들로 가득 찬 대형 게임사 부스와는 대조적으로 이들 부스는 텅 빈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부스를 찾은 한 명 한 명에게 열심히 홍보하고 그들로부터 소중한 피드백을 얻기 위해 스타트업 및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들은 BTC(Business To Customer) 전시관의 ‘스타트 업 & 인디 게임관’에 자리 잡고 있다. 스타트 업이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인디 게임은 대형 게임회사 자본이 아닌, 적은 돈을 들여 제작한 비상업적 게임을 지칭한다. 스타트 업 게임과 인디게임의 테스트 및 일반인 대상 홍보를 위해 해당 개발자들에게 지 스타에서 올해 처음으로 장소를 제공했다. 비용도 전혀 받지 않았다. 총 20여 업체가 지원했고, 그 중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8개 업체만이 지 스타에 오게 됐다.

관람객에게 게임 방법을 설명해주고 함께 게임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게임 홍보에 나선 인디 기업 ‘3F FACTORY’의 표태수(39) 개발이사는 자신의 자식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어 어린 아이들과 어른이 재밌게 놀면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이전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직장 동료 두 명과 의기투합해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세 명 모두 각자 자녀를 두고 있어서 회사 이름에도 3명의 아버지란 의미로 3F(Fathers)를 넣었다.

표 씨가 출시한 대표적 게임은 부모가 문제를 만들면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단서를 찾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런닝맨’, 부모가 예약 알람 설정을 해둔 채 스마트폰을 숨기면 아이가 그 소리를 듣고 스마트폰을 찾는 보물찾기 게임인 ‘캐치 더 사운드’가 있다.

표 씨는 “업체 규모가 작고 자본력이 없어서 홍보나 마케팅 수단이 부족했는데, 이번에 지스타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받아 열심히 홍보 중”이라며 “단순히 게임뿐만 아니라 우리 게임의 방향과 콘셉트를 알릴 수 있고 스타트 업이나 인디 게임에 관심을 갖는 기존 회사들과 만날 수 있어서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디 기업 인리스튜디오 이정인(25) 대표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것에 갑갑함을 느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인 게임 개발자가 되었다. 이전 회사도 게임을 만드는 스타트 업이었는데, 그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제한적인 일만 하는 것이 싫었다. 지금 그는 이전부터 자유롭게 생각해온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씨는 현재 스마트폰 화면 회전을 통해 퍼즐을 맞추는 게임인 ‘로탱글’을 출시한 상태다.

이 씨는 “이전 지스타까지만 해도 실제로 게임을 많이 하는 마니아들이 많이 왔는데 올해는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퍼즐과 같은 간단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오는 관람객들이 많아 보인다”며 “워낙 유명한 게임사들이 많아서 우리 쪽 전시관은 크게 인기가 없지만, 한 번 게임을 접해본다면 큰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라고 자신의 게임을 자랑했다.

각자 직장이 있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을 떨치지 못해 퇴근 후 모여 게임을 만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전 회사 동료 6명이 모여 만든 ‘모래노리 소프트’가 바로 그 업체다. 이들은 게임 유저가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자연친화적 PC 게임인 ‘아일렛 온라인’을 만들고 있다. 곧 출시 예정이다.

모래노리 소프트의 김정만(30) 대표는 “우리는 국내 시장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 지스타를 찾은 외국 미디어와 외국 관람객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긍정적 피드백을 줘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 업 & 인디 게임 전시관을 찾지는 않지만, 부스가 텅 빈 만큼 앞으로 채워나갈 부분도 많고, 그만큼 앞으로 우리가 누릴 행복도 많다고 생각한다”며 밝게 웃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