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구속영장 기각에 “해당 판사 해임하라” 여론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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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구속영장 기각에 “해당 판사 해임하라” 여론 부글부글
  • 취재기자 이준학
  • 승인 2018.07.0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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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판사, 이명희· 김관진 등도 영장 기각 전례...청와대 게시판엔 '파면' 국민청원 잇따라 / 이준학 기자

법원이 권성동(58, 자유한국당)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후, 여론의 반발이 거세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서 조사받던 권 의원이 결국 구속 수사를 면하게 된 것. 이 같은 소식에 권 의원을 심리한 영장전담 판사의 이름까지 포털에 실시간으로 오르내리면서 반발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5차 변론 당시 탄핵소추위원장 신분으로 기자 질문에 응하고 있는 권성동(가운데) 의원(사진: 더팩트 이덕인 기자, 더팩트 제공).

권 의원은 최흥집 강원랜드 前 사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부정 채용을 알선하는 등 업무방해·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 권 의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며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지만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5일 새벽 귀가했다. 서울지방법원  허경호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의문점이 있고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검찰 측만 아니라 네티즌을 포함한 다수 시민들까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얼마나 증거를 더 제출해야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대학생 서석훈(25, 부산시 진구) 씨도 “법원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더욱 힘 빠지게 만든 꼴”이라며 “권력형 범죄에 대한 처벌과 수사가 유야무야 될 때마다 국민으로서 굉장히 화가 난다”고 밝혔다.

여론이 이토록 좋지 않은 이유는 최근 법원에서 이른바 ‘권력형 비리’의 구속수사 영장을 기각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 특히 이번 구속영장을 심사했던 담당판사가 과거에도 비슷하게 기각한 사례가 있어 더욱 눈총을 받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된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월 2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는 모습. 이후 그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사진: 더팩트 문병희 기자, 더팩트 제공).

권 의원의 구속을 기각한 허경호(44) 판사는 지난 20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부인 이명희(70)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이 씨는 필리핀 출신 가정부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 관리법 위반)로 영장이 청구된 바 있다. 당시 허 판사는 이번 사례와 마찬가지로 “구속 수사의 사유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검사 성추행 및 인사보복 혐의의 안태근(53) 전 검사장의 구속이 기각될 당시에도 허 판사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앞서 올해 3월, 허 판사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주도의 여론조작 및 세월호 기록 조작과 관련하여 기소된 김관진(69)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을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 밖에도 진보 인사 불법사찰 혐의의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 또한 같은 이유로 구속을 기각했다.

권 의원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영장전담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급증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허 판사의 영장 기각사례가 주목받으면서, 법원을 향한 불신 여론도 확대되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이명희 씨의 영장기각 당시 등장했던 ‘영장전담판사 파면’ 청원에 이어 아예 ‘허경호 판사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됐다. 뿐만 아니라, 허경호 판사의 이름이 권 의원 보다 더 높은 검색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허 판사에게 ‘프로 기각러’, ‘적폐 판사’라는 별칭을 지어주는 등 이번 기각 판결에 대한 반발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영장기각으로 인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수사 마무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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