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꽉 닫힌 비상구, 꽉 찬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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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꽉 닫힌 비상구, 꽉 찬 안전불감증
  • 취재기자 배현경
  • 승인 2014.11.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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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열리거나 적치물로 막혀 있기 일쑤 ...유사시 큰 재앙 불보듯

지난 10월 일어난 판교 환풍구 사고의 놀라움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 현재, 한국의 안전불감증 수준은 아직도 빨간불이다. 그중 하나가 막혀 있는 경우가 다반사인 영업장의 비상구다. 아예 비상구 문이 잠겨있거나 문을 열면 철제구조물로 막혀있는 등, 각종 업소 영업주들의 소홀한 비상구 관리 실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생 이지은(24,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씨는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피해 전화하려고 업소의 비상구 문을 열었지만, 굳게 잠겨있는 문에 당황했다. 이 씨는 결국 업소 밖으로 나가 전화 통화를 했고, 딱히 당시가 비상 상황이 아니라 별 문제는 없었지만, 걱정이 앞섰다. 이 씨는 “비상구 문을 연 당시가 만약에 진짜 위급한 상황이었다면, 얼마나 두려웠을까”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태호(27, 경남 창원시 상남동) 씨는 창원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가 화장실 바로 옆에 있는 비상구가 무거운 상자들로 막혀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 씨는 “비상시에 빠르게 대피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비상구인데, 전혀 그럴 수 없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안수민(24, 부산시 북구 화명동) 씨도 집 근처 카페에 갔다가 비상구 문틈 사이로 보이는 위험천만인 철제 구조물을 보고 경악했다. 이 씨는 “직접 비상구를 밀고 나가보니 한 사람이 서있기도 힘들 정도의 공간이 철제 구조물로 막혀있었고, 한 면은 아예 1층 높이의 낭떠러지였다”며 “그 밑에도 위험한 철제 구조물이 정리되지 않은 채 쌓여있었다”고 덧붙였다.

▲ 겉은 그럴 듯했지만, 문을 열고 나가면, 도저히 사람이 탈출할 수 없게 돼 있는 부산시 화명동 한 카페의 비상구(사진: 취재기자 배현경).

정부는 화재, 재난, 재해, 그 외의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비상구 관련 규정인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10조 1항 2호에 따르면,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비상구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비상구 용도에 장애 및 지장을 주는 행위, 비상구를 변경하는 행위 등은 소방법상 금지되어 있고, 위반시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시정명령 위반시는 최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상가들이 밀집한 부산 서면에 거주하는 김혜인(51, 부산시 진구 부전동) 씨는 가게의 소홀한 비상구 관리에 대해 “이 많은 가게들 중 제대로 된 곳이 몇 곳이나 될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비상구 생각하면 항상 걱정이 앞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게들의 소홀한 비상구 관리 실태에 대해 대학생 신은정(25,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비상구의 소홀한 관리로 실제로 안동에서는 사망 사고까지 난 것으로 안다”며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다간 정말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석전동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영업주 배상운(58) 씨는 본인의 업소 비상구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업주들의 안전 불감증이 아직도 심각하다”며 “나부터 철저히 하자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상소방 안전본부 김병혁(36) 씨는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비상구를 막는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며 “업소 관계자는 평소에 비상구 유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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