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아라(24) 씨에게 피아니스트는 어렸을 적부터 로망이었다. 그녀는 중학생 시절 피아노 콩쿨 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을 정도로 재능도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진학 후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피아노를 포기하게 됐다. 예술을 전공하면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인문계 대학에 진학하라는 것이 부모님들의 권유였다. 그 후, 대학생이 된 그녀는 전보다 시간이 많아지고 피아노 연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피아노 학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일반 피아노 학원은 입시생 또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학원이라서, 여유롭게 연습하거나 원하는 곡을 연주하기에 곤란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녀는 부산 서면에 있는 한 성인 전용 피아노 학원 ‘위드피아노(WithPiano)’를 알게 됐고, 요즘은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위드피아노는 20대부터 시니어 세대까지의 오직 성인만 수강할 수 있는 성인 전용 피아노 학원이다. 2007년 3월, 서울 성북구 상선동에서 성인 전문 피아노 교습소가 개설됐고, 이후 2008년 11월, 이 교습소는 서울 대학로 명륜동으로 확장 이전하여 국내 최초로 카페 인테리어를 접목시킨 성인 전문 피아노 관인 학원으로 개원했다. 현재 서울 지역에는 15개 지점이 있고, 수도권에는 10개 지점, 부산에는 작년 4월 서면 부전동에 한 개 지점이 개원했다.
위드피아노에서는 수강생들에게 전 지점 무제한으로 연습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여 성인들이 학교를 마치거나 회사 쉬는 날 등 원하는 시간에 피아노를 연습할 수 있다. 여기에 전용앱을 통해 레슨 시간까지 원하는 때를 선택할 수 있어 수강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반 피아노 학원과는 달리 위드피아노만의 교재가 마련돼 있다. 이 교재는 유명한 OST나 뉴에이지로 구성되어 있어 지루한 일반적인 교재들과 달리 수강생들이 연습하는 데 즐거움을 준다. 더불어 수강생이 원하는 곡을 레슨 및 연습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개인 목표, 이벤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위드피아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bar)나 홀(hall)도 마련되어있기 때문에 음료 무제한 서비스는 물론, 소소한 파티나 게임 등 원내에서 즐길 수 있는 게 다양하다. 위드피아노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연주회, MT 등 야외활동으로도 수강생들끼리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현재 위드피아노 서면점에서 수강 중인 회사원 김관수(28) 씨는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운 기억이 어렴풋이 나던 차에 한 영화를 보던 중 그 영화의 OST에 반해 피아노를 다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강하게 됐다. 김 씨는 보통 다른 학원은 레슨 받는데 급급한데, 위드피아노에서는 하루하루 다른 수강생들과 친목을 다지기도 하고 파티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 씨는 최근에 위드피아노에서 개최한 연주회에서 연주자로 참석했고 자리에 있던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어릴 때 해보지 못 한 콩쿨 대회의 꿈을 학원에서 이뤄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김다해(32) 씨는 재즈를 배우기 위해 위드피아노를 찾았다. 다해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완벽히 연주할 수 있게 돼 성취감을 느꼈다. 그녀는 “재즈 박자를 처음 배울 때 낯설고 익히기 어려워서 힘들었지만, 점점 시간을 들여 연습을 꾸준히 해서 이후에 연주회 참석까지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인 전용 피아노 학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위드피아노와 같은 브랜드인 ‘위드팔레트(WithPallete)’라는 학원은 피아노가 아닌 미술을 성인 대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곳에서 성인들은 그림을 익히기도 하고, 배운 것을 토대로 그림을 그려 남에게 선물하거나, 원내에서 작은 갤러리를 마련하여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또한 위드피아노와 위드팔레트를 합친 피아노와 미술, 각양각색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위드피아레트(WithPiaret)’ 학원도 있다. 이런 성인 전용 예술 학원 덕분에 예술적 혼을 불태우고 싶었으나 젊을 때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렇게 하지 못한 성인들이 지친 삶에 예술을 더하고 싶어 성인 학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