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되살려 줍니다," 키덜트 마케팅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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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되살려 줍니다," 키덜트 마케팅 성행
  • 취재기자 김제니
  • 승인 2014.11.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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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화장품 케이스에 만화 캐릭터 새겨 넣어 향수(鄕愁) 자극

근 성인들에게 유년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켜 상품 판매와 연결시키는 ‘키덜트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어른들이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화나 영화 ‘캐릭터’를 현재 성인 대상 의류와 화장품 케이스에 새겨 넣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마케팅 전략이다.

원래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성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kidult)’는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키덜트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인형을 모으고 로봇을 모으는 등의 유아적인 취미활동을 한다. 그래서 키덜트를 ‘덜 자란 애어른’ 같은 일종의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키덜트 마케팅은 누구나 갖고 있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란 점에서 그냥 키덜트와 차이가 있다.

▲ 스파오(SPAO)의 '미키마우스' 합작제품(사진: 취재기자 김제니)

최근 유아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비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만화 캐릭터와 패션의 공동작업을 통해 만든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모스키노(Moschino)’는 2014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미국 만화영화 <스펀지밥>의 캐릭터와 패션의 조합을 보여주었으며, 한국 패션 브랜드인 ‘스파오(SPAO)’와 ‘랩(LAP)’은 디즈니의 간판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의 합작을 시도했다. 또, 운동화 브랜드인 ‘반스(Vans)’ 또한 유명 SF영화인 <스타워즈> 컬렉션을 선보였다. 직장인 김미니(28, 경남 김해시 삼방동) 씨는 좋아하는 캐릭터인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옷이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즉시 매장으로 가서 그 제품을 구매했다. 김 씨는 “디즈니 캐릭터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미리미리 사지 않으면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반스(VANS)의 '스타워즈(Starwars)' 컬렉션(사진: 취재기자 김제니)

뷰티 업계에서도 화장품 케이스에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인 ‘맥(MAC)’은 <심슨 가족> 캐릭터 중 하나인 '마지 심슨'의 얼굴을 제품에 넣었다. 그리고 한국 화장품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는 디즈니의 공주들을, 화장품 회사 ‘페리페라’는 디즈니의 1000만 관객 영화 <겨울왕국>과 각각 공동 작업한 상품을 출시했다. 대학생 윤예진(23, 부산시 남구 문현동) 씨는 화장품 케이스에 그려진 귀여운 캐릭터를 더욱 좋아하게 됐다. 윤 씨는 “요즘 화장품 회사가 워낙 많아 비슷비슷한 터라, 이왕이면 귀여운 캐릭터가 새겨진 화장품을 사게 된다”고 설명했다.

▲ 에뛰드하우스의 '미니마우스' 합작제품(사진: 취재기자 김제니)

그런데 왜 이런 키덜트 마케팅이 최근 끊임없이 나오는 것일까?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20, 30대 직장인 949명을 대상으로 `키덜트 문화`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9%가 자신이 키덜트족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대학생 조수연(21, 경남 김해시 어방동) 씨는 어렸을 때는 만화 캐릭터를 가지고 싶어도 부모가 안 사주면 갖지 못했다. 조 씨는 “지금은 용돈이 있으니까 주변에 좋아하는 캐릭터 제품들이 보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키덜트 마케팅은 업계와 캐릭터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 패션 브랜드 랩(LAP) 관계자는 2014년 7월 3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백화점 팝업 스토어(pop-up store, 짧은 시간 운영하는 임시매장)에서 미키마우스 합작 상품을 선보여 예상 매출의 50%를 초과달성했다고 밝혔다.

경성대 경영학과 박근홍 교수는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이용하여 더욱 친근하고 감성적으로 다가가 소비자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캐릭터 마케팅은 재미있고 신선하게 제품 및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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