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발암 수돗물’로 발칵...환경부 “배출 차단 완료” 발표에도 불안감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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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발암 수돗물’로 발칵...환경부 “배출 차단 완료” 발표에도 불안감 팽배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6.2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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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검출된 과불화화합물 건강 우려되는 수준 미달"...시민, 생수 사재기 행렬 / 신예진 기자
대구 수돗물에서 화불화헥산술폰산, 과불화옥탄산 등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대구 수돗물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돼 지역사회가 공포감에 빠졌다. 환경부는 이에 상수원인 낙동강 수계에서 문제 물질 배출을 차단했다. 하지만 불안한 시민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환경부는 22일 낙동강 수계에서 검출 확인된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검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배출원 조사를 실시했고, 주요 배출지역은 구미하수처리구역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해당 사업장에서 문제의 물질을 배출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앞서 TBC 대구방송은 이날 대구 상수도 사업본부의 ‘과불화화합물 대책’ 내부문건을 입수한 결과를 폭로했다. 지난달 21일과 24일 대구 매곡·문산정수장에서 발암물질과 신종 환경 호르몬이 다량 검출됐음을 확인했다는 것. 문제의 물질은 과불화헥산술포산과 과불화옥탄산이다.

환경부는 이어 지난 4월 대구 매곡 취수장과 문산 취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는 지난 2016년까지 최고농도가 0.006㎍/L, 2017년부터는 검출수치가 증가해 최대 0.454㎍/L로 드러났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아직 먹는 물 수질기준으로 삼은 국가는 없다. 캐나다 0.6㎍/L, 스웨덴 0.9㎍/L 등 일부 국가만 권고기준으로 관리한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발암물질로 지정된 항목이 아니기 때문. 다만, 해당 물질은 체중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환경부 역시 외국 권고기준과 전문가 의견을 고려할 때 건강상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날 문제가 된 또 다른 물질은 과불화옥탄산이다. 지난 5월 측정 결과 대구 매곡정수장에서는 0.004㎍/L, 문산정수장에서는 0.003㎍,/L이 검출됐다. 과불화옥탄산은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물질로 지정한 항목이다. 주로 프라이팬과 냄비의 눌음 방지 코팅에 쓰인다. 분해가 안 되는 잔류성 유기화합물질로이라 국제 협약에 의해 자발적 사용 규제 물질로도 규정돼 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해당 물질의 우리나라 검출 수준은 외국 권고기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0.07㎍,/L, 캐나다는 0.6㎍,/L, 독일 0.3㎍,/L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 오는 7월부터 해당 물질을 ‘먹는 물 감시항목’으로 선정할 예정이었다.

환경부의 “기준 이하”라는 해명에도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수돗물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 때문. 이 때문에 ‘생수 대란’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실제로 이날 식수 불안에 대구 시민들은 생수 확보에 나섰다. 온라인에는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생수를 수십 개씩 카트에 실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SNS에는 생수를 구매하는 대구 시민들의 인증샷이 줄지어 게시되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시빅뉴스 편집).

대구에 거주하는 네티즌 A 씨는 “근무 중인데 컴퓨터로 이마트에서 삼다수 3묶음을 주문했다”며 “구매 제한이 생길지 모르니 내일이나 추가 주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B 씨는 “원래 물을 배달시켜서 마시니 상관은 없지만 샤워하거나 설거지할 때는 어쩌나 싶다”며 “대구시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해당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갔다. 이날 오전 ‘대구시 수돗물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물이다. 정수도 안 되고 끓여도 안 되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빨리 대안을 마련해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6시 10분 기준 3만 1632명의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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