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 볼거리에 즐길거리까지...젊은이들 관광지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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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볼거리에 즐길거리까지...젊은이들 관광지로 각광
  • 취재기자 이도현
  • 승인 2018.06.14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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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지에서 특색 있는 가게들 줄줄이 들어서...입소문 타고 핫 플레이스로 등극 / 이도현 기자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가 요즘 젊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카페, 음식점, 문화센터 등이 속속 자리잡으면서 트렌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그 중 한 곳이 ‘황리단길’이다.

경주 시외버스 터미널(사진: 취재기자 이도현).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대릉원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황리단길이 나온다. 황리단길은 대릉원 후문에 위치한 내남사거리의 1차선 편도 도로와 대릉원 돌담길로 이어지는 황남동 골목길의 새로운 이름이다.

다소 이국적인 냄새를 풍기는 ‘~리단길’이란 말은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상점들이 모여서 형성된 거리를, 원래 이름인 서울의 경리단길을 패러디해서 붙여졌다. 황리단길 역시 황남동의 ‘황’자를 따서 명명됐다. 몇 년 전만해도 문화재 보존으로 인해 재개발이 안 되는 낙후지역이었던 이곳에 특색있는 가게들이 하나둘 생겼고,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더니,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른바 ‘핫 플레이스’가 됐다고 한다.

대릉원 입구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많이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을 따라가자, 황리단길이 나왔다. 처음 본 황리단길의 오래된 건물들은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부산의 망미단길과는 다른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황리단길에 위치한 ‘황남떡집’(사진: 취재기자 이도현).

주변 경관이 특히 흥미로운 느낌을 주었다. 앤티크한 건물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떡집, 3층 한옥 루프 탑 카페, 흑백사진관, 한복대여점 등 특색 있는 가게들이 많았다. 처음에 들렸던 ‘황남떡집’은 인절미 아이스크림을 주 메뉴로 판매하는 떡집이었다. 떡집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게 신기했던지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커플은 “떡집인 줄 알았는데 아이스크림이 주 메뉴라서 신기했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한옥카페 ‘동경’(사진: 취재기자 이도현).

몇 분쯤 길을 걷다 보니, 카페 ‘東京’(동경)이란 가게가 나타났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였다. ‘동경’이란 카페 이름이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따왔다 싶어 카페 주인에게 물어보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동경’은 고려 초기에 동쪽의 서울이란 뜻으로 사용했던 경주의 옛 이름이란 것이다. “역사 한 토막 새로 공부했구나” 하는 생각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동경의 인테리어는 다른 카페들과는 다르게 독특했다. 내부는 전통 한옥의 느낌을 살려서 대청마루 같았고, 외부의 루프 탑 테이블도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가게는 손님들로 넘쳐났다. 이곳들뿐만 아니라 황리단길 가게의 외관과 콘텐츠들은 개성이 넘쳐났다. 현재의 트렌드와 복고풍이 절묘하게 섞여있는 것 같았다.

한복을 입고 황리단길을 걷는 사람들(사진: 취재기자 이도현).

카페에서 나오자,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옛날 느낌의 건물들에 한복을 입고 다니는 관광객들은 거리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것 같았다. 이는 작년에 가봤던 전주 한옥마을을 떠올리게 했다. 친구와 한복을 대여해서 황리단길을 체험하고 있던 김아랑(24) 씨는 “황리단길은 다른 카페거리와는 다른 것 같다. 여기서 한복을 입고 다니니 건물들의 이미지와 어울려서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대릉원 돌담길에 위치한 운세 뽑기 ‘도깨비 명당(사진: 취재기자 이도현).

대릉원 돌담길에 위치한 뽑기 기계인 ‘도깨비 명당’은 1000원짜리 코인을 구매해서 기계에 넣으니 운세가 담긴 캡슐이 나왔다. 띠별 운세뿐만 아니라, 연애운, 로또운 등 다양한 운세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황리단길은 가게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특색있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었다.

황리단길은 아직 시작단계다. 기존 낙후지역을 그대로 쓰다 보니 차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위험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주차시설이 부족해 거리마다 불법주차 차량도 넘쳐났다. 본격적인 인기 핫 플레이스가 되려면 아직 개선해야 될 점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황리단길을 경주의 문화와 역사 등이 어우러진 명소로 가꿔나가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주민들의 안정적인 삶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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