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두테르테 대통령, 공개석상서 여성과 입맞춤해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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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두테르테 대통령, 공개석상서 여성과 입맞춤해 구설수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6.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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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교민 간담회에서 책 선물 대가로 키스 강요...“국격 떨어트린다” 필리핀 국민들 비난 봇물 / 신예진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돌발행동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한 자국민 여성의 입술에 키스한 것. 두테르테 대통령은 “단지 즐거움을 주려고 했다”고 해명했지만 화난 여론의 화살은 여전히 뜨겁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문제 행동은 지난 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박 3일 일정으로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 참석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설 막바지에 청중들을 향해 “키스를 해주면 책을 선물하겠다”며 “그러나 남자는 안 된다”고 돌발 선언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의지는 강했다. 청중 가운데 있는 한 여성에게 “키스로 답례해야 한다”며 “입맞춤할 준비가 됐나”고 묻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내건 책은 <비밀의 제단: 필리핀 가톨릭 교회에서의 섹스, 정치, 돈(Altar of Secrets: Sex, Politics, and Money in the Philippine Catholic Church)>이다.

책을 받으려는 필리핀 여성 교민이 단상에 올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들에게 책을 건넸다. 이들은 책을 받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필리핀식 전통 인사인 ‘마노(mano)’를 했다. 마노는 상대방의 손을 자신의 이마에 가볍게 대는 것으로 필리핀에서 윗사람 등에게 존경심을 나타내는 인사법이다.

이들이 내려가려 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들을 다시 불렀다. 그 중 한 여성에게는 볼 뽀뽀를 받았다. 남은 한 여성에게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켰다. 여성이 한참을 망설이자 여성이 움직이지 못하게 팔을 잡고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댔다. 이후 해당 여성과 포옹을 하고 단상에서 내려보냈다. 두테르테는 이들이 기혼자임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장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두테르테는 "교민들과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장면은 필리핀 현지 TV를 통해 중계됐다. 이후 SNS를 중심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대개가 공식석상에서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의 행동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저런 사람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니”라며 “필리핀 국격이 떨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고 혀를 찼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남윤호 기자, 더 팩트 제공).

두테르테 대통령의 막말과 거침없는 행동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두테르테는 지난달 30일 "히틀러가 3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며 "필리핀에는 300만 명의 마약중독자가 있는데 이들을 학살하면 기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독일 등 국제사회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사과를 촉구했다. 결국 필리핀 대통령 궁은 성명을 내고 “희생된 유대인들을 깎아내릴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성 비하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지난 1월에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IS를 언급하며 “순교하면 천국에서 처녀 42명을 보상으로 받는다고 꼬드긴다더라”며 “만약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걸 유혹으로 던질 수 있다면, 이곳에 그 처녀들을 준비해 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게릴라 공산주의 반군 신인민군(NPA)으로 활동하다 전향한 200여 명을 초청해 연설 중 여성 농락 발언을 뱉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06년 본인이 디바오시 시장 시절 군인들에게 여성 게릴라들을 총으로 쏘라고 지시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여성 게릴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명령을 내리겠다”며 “죽이지 말고 성기만 쏴라. 성기 없는 여자는 쓸모없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당시 필리핀 현지 인권 단체와 여성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했다. 휴먼라이츠워치 필리핀 지부는 가디언에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성에 대한 혐오적이고 모욕적이며 비하적인 발언을 일삼아 왔다”며 “그가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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