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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집이 전시공간 됐네?" 부산 감천문화마을 '대안 예술공간 이일구'수·금·토·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전시...관객·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개최 / 이종재 기자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에 버려진 집을 활용한 새로운 예술공간이 등장했다. 이름은 ‘예술공간 이일구.’ 어떤 사람이 무슨 이유로 버려진 집을 전시공간으로 꾸몄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기자는 예술공간 이일구를 직접 찾았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전경(사진: 취재기자 이종재).

아직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이일구’의 입구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감천문화마을이 초행길인데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로 난 골목길들이 워낙 많고 비슷해 분간하기 어려웠다. 지도를 보면서 찾아 갔지만, 이일구는 숨바꼭질을 하듯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골목길에서 한 시간 가량 헤맸을까. 허름한 집 사이로 비슷한 외관을 갖춘 이일구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입구에 달아놓은 ‘예술공간 이일구’ 표지판이 손님을 반겨주었다.

예술공간 이일구의 입구(사진: 취재기자 이종재).

이일구처럼 버려진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곳을 대안공간이라 부른다. 기존의 미술관이나 화랑의 권위주의와 상업주의에서 벗어난 비영리 전시공간이다.

이일구를 방문할 당시 마침 '땡땡탱탱'이란 이름의 작가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작품들은 1층과 2층에 전시돼 뜸하게 방문하는 손님들을 맞았다. 먼저 1층을 둘러봤다. 장명주 작가의 <인형놀이>가 눈에 들어왔다. 여러가지 그림을 하나로 모은 작품이었다. 그림이 많아 다소 혼란스럽다는 느낌을 주긴 했지만 그림끼리 겹쳐지면서 묘한 일치감을 자아냈다.

예술공간 이일구의 1층에 전시된 작품들(사진: 예술공간 이일구 제공).

2층 전시장은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곳이었다.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다른 전시회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손으로 만지거나 작품의 위치를 관람객이 바꿀 수 있다. 김영리 작가의 <creator in CREATOR>를 보면서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었더니 알 듯 모를 듯한 변화가 느껴졌다.

작가와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이 전시공간의 특징이다. 관객은 전시일마다 두 명의 작가와 만나 공간과 전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특히 이들 작가와의 만남에서 예술공간 이일구와 진행 중인 '땡땡탱탱' 전시회에 대한 몇가지 궁금증이 풀렸다.

예술공간 이일구 2층에 전시된 작품들(사진: 예술공간 이일구 제공)

이번 전시의 기획자인 이일구의 장명주(22, 부산 부산진구) 작가는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와 관련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전시를 기획했다”며 “보는 전시는 물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전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공간 이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했다. 이에 대해 손민정(23, 부산 금정구) 작가는 “독일과 이탈리아에 갔을 때 집의 여러 공간에 작품을 전시해 놓았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며 “그런 전시를 보면서 한국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관 이름 ‘이일구’에 얽힌 비밀도 풀렸다. 손 작가는 “전시를 함께 준비해온 작가 10명의 나이를 합쳤더니 219살이었다”며 “이일구가 사람 이름처럼 들리기 때문에 공간 자체에 ‘일구네 집’이라는 의미도 담았다”고 말했다.

예술공간 이일구 관람객들이 방문 흔적을 남긴 걸개 방명록(사진: 취재기자 이종재).

이날 이일구를 찾은 박정윤(25, 부산 부산진구) 씨는 “버려진 폐가도 작가들의 숨결이 닿으면 이처럼 의미 있는 전시공간으로 살아난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작품들도 공간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 정미진(28, 부산 영도구) 씨는 “예술작품의 가치는 작가와 독자가 1 대 1로 마주할 때 살아나게 마련”이라며 “이 곳에서 작품을 통해 10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술공간 이일구는 부산 사하구 감내1로 197번길 18-5에 위치하고 있다.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번에 진행 중인 '땡땡탱탱' 전시회는 7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취재기자 이종재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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