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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과한 ‘최저임금 개정안' 놓고 노정갈등 최고조...정의당·노총 “문 대통령 거부권 행사하라” 촉구양대 노총 최저임금위 불참 선언..."저임금 노동자 기대 이익 줄어든 개악" / 조윤화 기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정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의당과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개악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일부 야당과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저임금 삭감반대' 피켓을 내건 정의당 의원들(사진: 더팩트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제공).

국회는 지난달 28일 정기 상여금과 식대·교통비·숙박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새로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찬성 160, 반대 24, 기권 14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매달 최저임금의 25%를 초과하는 상여금과 최저임금의 7%를 넘어서는 복리후생 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이 비율은 단계적으로 줄어들어 2024년에는 노동자가 받는 전체 복리후생비와 정기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다만, 정부는 저임금 근로자들을 보호하자는 측면에서 연 소득 2500만 원 미만인 노동자는 최저임금 산입 확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관한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정기상여금이 많은 고임금 노동자가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는 현재의 불합리성이 해소돼 소득 격차도 완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소득 2500만 원 이하의 저임금 노동자가 이듬해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의 노동자는 이번 법에 의하더라도 전혀 손실을 보지 않도록 설계돼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지난 29일 펴낸 ‘최저임금법 개정안 관련 주요 내용’ 자료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자료는, 고용노동부가 내년 최저임금이 10%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 저임금 노동자 819만 4000명 가운데 최대 21만 6000명의 기대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 여당은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의 노동자들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는 사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지난 30일 노동부의 '최저임금법 개정안 관련 주요 문제점' 자료를 통해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 노동자 중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기대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노동자 숫자가 최대 21만 6000명이라는 노동부 주장은 2016년 자료를 근거로 한 과소 추정된 수치”라며 “이는 산입범위 개악이 저임금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기에 급급한 행태다”고 지적했다. 

산입범위 확대 시나리오별 추가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 비율의 변화를 정리한 표. 산입 범위가 확대될수록 격차가 벌어진다(사진: 민주노총 제공).

민주노총이 최저임금법 개정안 시행으로 우려하는 부문은 추가적인 임금인상 없이 산입범위 확대만으로 최저임금 미만에서 최저임금 이상을 받게 되는 노동자가 생긴다는 점이다.

앞서 민주노총 측은 고용노동소위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하루 전인 23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임금삭감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가운데 최저임금 1.2배 이하를 받는 저임금 조합원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10%(시급 8283원)로 가정했을 때 개정 전 산입범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만자는 65.3%인데, 정기상여금과 급식·통근비가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 시 최저임금 미만자는 41.7%로 축소된다고 밝혔다. 즉 23.6%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추가 임금인상 없이 산입범위 확대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이 되는 노동자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산입범위 확대가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하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개정안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있다(사진: 정의당 제공).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놓고 정의당과 한국·민주 노총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30일 전북도의회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께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야합으로 강행 통과된 최저임금 삭감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양대 노총도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와 문재인 대통령 면담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양대 노총은 또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6월 1일 오전 10시경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또한 지난 29일 성명서를 내고 항의 표시로 최저임금위원회 위촉장을 청와대에 반납하고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은 오는 28일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는 막판까지 파행을 거듭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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