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시민의식, 광안리 수변공원의 새벽은 여전히 '쓰레기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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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시민의식, 광안리 수변공원의 새벽은 여전히 '쓰레기 천국'
  • 취재기자 김민성
  • 승인 2018.05.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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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다가오며 행락객 급증... 밤새 술마신 후 음식찌꺼기·빈 술병 등 버려둔 채 귀가 일쑤 / 김민성 기자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 새벽의 모습.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로 뒤덮인 공원을 청소하고 있다(사진: 부산경찰 페이스북 제공).

올해도 여름이 다가오면서 광안리 수변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쓰레기로 뒤덮인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시민의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이곳이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인파가 떠난 새벽 시간이 되면 수변공원은 쓰레기장이 돼 있다.

지난 19일 광안리 수변공원을 찾은 김주하(22, 경남 양산시) 씨는 수변공원에 사람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봤다. 그러나 수변 공원 방문객들은 모두 돗자리를 펴고 술을 새벽까지 마시며 자리를 뜰 땐 치우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깄다. 김 씨는 “해가 뜨며 사람들이 다 떠나가면 수변공원이 쓰레기장 마냥 각종 일회용품 쓰레기와 빈 술병이 굴러다니고 있다”고 혀를 찼다.

쓰레기통 부족을 문제 삼는 시민들도 있다. 이지선(23, 경남 양산시) 씨는 공원 안에 쓰레기통을 추가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자리를 뜰 때가 돼 봉투에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러 가면 이미 통이 가득 차 그냥 밑에 놔두고 간 적이 있다”며 “쓰레기통을 좀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쓰레기통 부족과 상관없이 시민의식이 부족한 것이 더 문제라는 반응도 나온다. 김태엽(22, 경남 양산시) 씨는 “양심 없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자리를 뜰 때 펴 논 돗자리도 그대로 두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시민의식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이 이곳을 야간 순찰을 하지만 워낙 많은 인파 때문에 쓰레기 투기는 사실상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의경 김모(22) 씨는 “쓰레기 투기도 우리의 단속 범위에 들어있지만 각종 사건 사고가 워낙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 쓰레기 투기까지 일일이 단속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인 김지훈(23, 부산시 수영구) 씨는 쓰레기를 자진 회수하지 않는 행락객들에 대한 과태료 징수가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관상 좋지 않고 악취도 나 근처 주민들의 일상 생활이 매우 괴롭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지난해 여름 ‘광안리 수변공원 난장실태, 현실은 쓰레기 천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해당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지난달 23일 광안리 난장을 갔다가 해 뜰 때까지 놀다왔다”며 “살다 살다 이렇게 엉망으로 해놓고 뒷정리 없이 떠나는 것은 처음본다”며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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