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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룸·2차 가라오케·스폰 모집까지…'페이스북' 무대 성매매 호객행위 기승페이스북 쓰는 청소년들, 성 가치관 저해 우려…경찰 "단속 어렵다" 뒷짐만 / 정인혜 기자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이자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이 있다. ‘매춘’이다. 성노동의 하위 개념인 매춘이 문명의 기록에 남은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꼽히는 바, 성노동의 스펙트럼이 광활한 것조차 당연지사로 여겨진다. 현대 성노동은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러주는 것에서부터 직접 성교 행위를 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기원전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직종임에도 성노동은 사회적으로 금기시된다. 법에서도 ‘선량한 풍속’에 반한다는 이유로 많은 성노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적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 성노동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지만, 사회 대다수 구성원의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노동자에 대한 반감은 거세다. 이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아이의 건강한 성 가치관 확립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라”는 피켓을 든 시위대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단체는 단연 학부모 부대다. 성매매 업소 신고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 또한 학부모라는 게 경찰 내부의 중론이다.

이 가운데 최근 학부모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할 만한 변종 성매매 업소의 호객행위가 활개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객 행위의 배경이 되는 곳은 SNS ‘페이스북.’ 페이스북 이용자 중 1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변종 성매매 업소의 호객 행위가 SNS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윤모(45) 씨는 얼마 전 아들의 페이스북 친구 목록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잔뜩 성형한 얼굴에 가슴을 드러낸 여자들이 친구 목록에 있었던 것. ‘연예인인가’ 싶어 해당 여성들의 계정에 접속한 윤 씨는 까무러칠 뻔했다. 해당 여성들은 불법 성매매 종사자로 페이스북을 통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윤 씨는 “아들이 어려서 지금 당장 저런 업소에 드나들 방법은 없겠지만, 한창 공부할 중학생 나이에 술집 여자들과 친구를 맺고 그 사람들의 소식을 받게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싫고 걱정된다”며 “올려놓은 글들을 보니 다들 성매매하는 여성들이던데,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얼굴을 떡하니 공개해놓고 '성산업 종사자'라고 밝히는 게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아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윤 씨는 일단 페이스북에 해당 계정 폐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어 윤 씨는 “보아하니 다들 불법 성매매인 것 같고, 대놓고 ‘우리 매장에 오라’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던데 저런 건 왜 단속을 안 하는 것이냐”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제보 받은 3개의 계정과 취재 과정에서 찾은 2개의 계정, 총 5개의 계정을 심층 탐구했다. 우선 이 중 2개 계정의 주인은 ‘합법적’인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었다. 현행법상 ‘1종 허가’로 불리는 사업자 등록을 내고, 납세 의무를 지면서 운영되는 유흥업소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1종 허가를 받은 업장에서는 상주하는 접대부도 둘 수 있다. 다만 탈의 및 유사성행위, 성매매, 미성년자 고용은 일체 금지된다.

기자가 확인한 나머지 3개 계정은 1종 허가를 받은 곳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들은 ‘셔츠룸’, ‘2차 가라오케’, ‘스폰 가능’ 등의 문구로 자신의 영업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변종 성매매 업소라는 것. ‘셔츠룸’은 여성이 남성의 눈앞에서 옷을 모두 벗고 셔츠를 갈아입는 ‘쇼’를 펼친 뒤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는 불법 성매매 업소다. ‘2차’는 업소에서의 술자리가 끝난 후 이뤄지는 성매매를, ‘스폰’은 일정 기간 금전적 대가를 보장하는 계약을 맺고 성상납을 하겠다는 성노동계 은어다. 모두 명백한 불법이다.

호객 행위는 간단하게 이뤄진다. 계정 유저들이 그날 출근하는 ‘아가씨’들에 대한 설명을 올리고, 홍보성 멘트와 함께 연락처를 남기는 식이다. 개인적인 연락처를 남겼지만, 댓글창에서부터 “오늘 친구들이랑 갈게요. 잘해주세요”라는 남성들이 포진해 있었다.

유흥업계 관계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SNS를 통해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여성들은 업소에서 ‘실장’, ‘이사’ 등으로 불린다. 이들은 직접 일하는 경우도 있지만 업소 내 접대부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단다. 접대부들을 관리하고 손님을 유치하는 게 주 업무인 만큼, 고객과 1대 1로 접촉해 경찰 단속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단골 명부를 확보하기 위해 SNS를 활용한다고.

문제는 이 같은 불법 성매매 업소 호객 행위가 성인 인증 등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는 SNS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 이들 계정에는 고객의 후기는 물론, 접대부들의 신체를 강조하는 사진과 동영상, 구인·구직 글도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온다. ‘3번 오면 한 번 성매매’ 등의 말도 안 되는 쿠폰도 있다.

경찰은 뒷짐만 지고 있다. 성매매 현장을 적발하지 못하는 이상 처벌하기가 쉽지 않고, 페이스북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단속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방관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청소년 이용자들이 떠안는 모양새다. “불법으로 지정해놓고도 단속을 않고 알선책에 대해서도 방관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이렇게 관리가 안 될 거면 차라리 합법화하고 성인들만 이용할 수 있게 하든지, 바르게 성장해야 할 청소년들의 성가치관을 저해하는 불법 업소들을 내버려두는 정부가 한심하다.” 학부모 윤 씨의 말이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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