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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거랑 너무 달라요" 인터넷 꽃바구니 곳곳서 배송 분쟁소비자들 "샘플 사진과 딴판, 사기 아닌가" 항의...판매자들 "꽃시장 수급 상황 탓" / 정인혜 기자
꽃다발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문자들은 샘플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고 하소연한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1. 주말부부인 직장인 성모(36) 씨는 얼마 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에게 꽃다발 선물을 보냈다. 평일에는 아내를 만나기 어려워 인터넷에서 유명한 꽃다발 전문 업체에 의뢰, 수신지는 아내의 직장으로 적어 보냈다. 가격은 10만 원에서 1000원이 모자란 9만 9000원. 비싼 가격이었지만 기뻐할 아내의 얼굴을 생각하면서 기꺼이 꽃값을 지불했다.

결혼기념일 당일, 아내에게서 받은 ‘고맙다’는 카톡을 열어본 성 씨는 깜짝 놀랐다. 아내가 보내온 꽃다발 사진이 주문 당시에 봤던 것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 꽃 색깔, 구성, 리본에 적힌 글씨체까지 뭐 하나 사진과 같은 게 없었다.

성 씨는 “아내는 꽃 선물 자체로 기뻐했는데, 쇼핑몰에 올라온 샘플 사진을 보고 주문한 나로서는 기분이 굉장히 나빴다. 거의 사기 수준이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시드는 꽃이라 환불받기도 어려울 것 같고, 절차도 복잡해 그냥 포기했다. 두 번 다시는 인터넷에서 꽃을 주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2. 직장인 정모(28) 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어버이날을 맞아 주문한 작약·카네이션 꽃바구니가 ‘장미’ 꽃바구니로 변경돼 발송된 것. 항의하는 정 씨에게 업체에서는 “작약, 카네이션 수급이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며 되레 배짱을 부렸다.

정 씨는 “어버이날이라서 일부러 주문한 꽃바구니였는데, 장미가 올 줄 알았으면 내가 꽃을 왜 시켰겠냐”며 “화훼 시장 상황이 매일 바뀌는 건 알지만, 수량을 확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예쁜 샘플 사진만 떡하니 올려놓고 주문받는 건 사기나 다름없다. 당초 주문했던 꽃과 전혀 다른 꽃이 올 줄 알았더라면 주문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꽃다발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향한 소비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불만은 ‘상품’ 때문. 쇼핑몰에서 제시한 샘플 사진과 실제 받은 꽃다발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정 씨의 사례처럼 작약을 주문했는데 장미꽃이 오는 경우다.

업체에서 제시한 샘플 사진(우)과 소비자가 실제로 받아본 꽃다발 사진(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꽃가게에서도 할 말은 있다. 수급 사정에 따라 변동이 큰 화훼시장의 특성상 꽃다발 구성이 그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꽃다발을 미리 만들어 놓지 못한다는 점도 갈등의 원인이 된다.

오프라인, 온라인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수급 사정이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꽃다발 구성을 바꿔 배달하기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넉넉하게 주문할 수 있었던 꽃이 밤새 비가 내리면 없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시간이 지나면 시드는 특성상 꽃을 미리 쟁여놓을 수도 없고, 당일 주문을 펑크 낼 수도 없다. 주문한 원가, 모양, 색깔 모두를 최대한 고려해 비슷한 꽃으로 보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일에 직접 매장에 와서 꽃을 사가는 손님들은 별 문제가 없는데, 온라인에서 주문한 손님들과는 꼭 일이 생긴다”며 “마음 같아서는 온라인을 포기하고 싶지만, (온라인 주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서 포기하기도 어렵다. 샘플 사진과 실물이 다를 경우 사전 고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구성이 변동될 수 있는 온라인 상품은 사전에 소비자에게 사진과 상품이 다를 수 있음을 고지해야 한다. 꽃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상품 구성에 실제 변동이 있어도 실물과 동일, 또는 유사한 사진으로 ‘신속히’ 교체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다만 '신속히'라는 기준으로 교체 시한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 측에서 상품 이미지에 대한 이의를 제대로 제기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은 “거래 전 조건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사실상 다른 꽃다발을 받아도 피해를 규제받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판매자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착한 꽃집’을 찾아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 좋은 후기가 많은 곳이 그나마 사기를 당하지 않을 확률을 높이는 것이란다.

꽃 선물을 자주 한다는 직장인 하모(29) 씨는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카페 같은 곳에서는 밸런타인데이 등 기념일마다 어떤 꽃가게가 좋은지 정보가 돌기도 한다. 후기가 많고 좋은 소문이 많은 업체가 선정 1순위”라며 “어느 업체에서 시켜도 실망하는 사람이 없게 관련 법 규정이 확실히 마련됐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것은 판매자들이 양심적으로 물건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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