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맛, 수제 맥주의 매력을 아시나요”...수제맥주 동아리 리더 박진수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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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맛, 수제 맥주의 매력을 아시나요”...수제맥주 동아리 리더 박진수 씨 인터뷰
  • 취재기자 김재현
  • 승인 2018.05.13 2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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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방식으로 3시간만에 맥주 완성"...'파인트' 회원 25명 활동 / 김재현 기자

맥주 마니아들이 즐기던 수제 맥주가 급속도로 대중화하고 있다. BNK투자증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은 4.4조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수제 맥주시장이 약 200억 원에 이른다. 아직까지는 수제 맥주의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최근 3년간 해마다 100% 이상 늘어 무서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런 바람을 타고, 부산 최초의 맥주 양조 동아리 ‘파인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제맥주의 매력을 탐구하기 위해 파인트의 리더 박진수(28, 부산대 경제학과) 씨를 만나 수제 맥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산대학교 맥주 양조 동아리 파인트의 로고(사진: 파인트 제공).

Q: 파인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달라.

"파인트는 지난 2월에 만든 맥주양조 동아리다. 기본적으로 한 달에 두 번 모여 함께 맥주를 만들기도 하고 시음회도 연다. 다양한 맥주를 맛보면서 맥주의 맛에 대해 폭넓게 공부한다. 현재 2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Q: 동아리 이름 파인트에 특별한 뜻이 있는지.

"파인트라고 하면 국내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떠올릴 것 같다. 하지만 해외에서 파인트는 맥주 한 잔의 단위를 말한다. 동아리 이름을 파인트라고 한 것은 밥 한 공기에 담긴 농부의 노력, 또는 맥주 한 잔에 담긴 양조인의 땀방울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다."

박진수 씨가 맥주 양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파인트 제공).

Q: 맥주 양조동아리는 매우 생소하다. 많은 동아리를 놔두고 하필이면 맥주양조 동아리를 만들었는가?

"무엇보다 내 자신이 맥주 양조에 관심이 많다. 4년 전부터 취미로 맥주를 만들어왔다. 그러다가 동아리를 만들기 전에 두 번 맥주 양조 원데이 클래스를 열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 용기를 내어 동아리까지 만들게 됐다."

Q: 맥주 양조가 취미라고 했는데 일반인들이 갖기 어려운 취미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예전부터 맥주를 즐겼다. 여러 가지 맥주를 찾아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맥주의 매력에 빠져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광안리에 상업양조장이 생겨서 당장 달려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곳에서 맥주 양조의 기초를 배웠다. 맥주 동호인 카페에 가입해서 다양한 정보도 얻고 여러 번 시도하다보니 지금까지 왔다."

Q: 맥주 양조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맥주 양조 방식에는 복잡한 방식과 간단한 방식이 있다. 간단한 방식은 가루나 농축액을 이용하는 것이다. 맥주를 만드려면 보리에서 나오는 당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을 추출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 과정을 생략한 간단한 방식이 보리에서 당을 추출한 가루나 농축액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간단한 방식을 이용하면 세 시간 만에 만들 수 있다."

파인트 회원들이 직접 맥주를 만들고 있다(사진: 파인트 제공).

Q: 간단한 방식도 3시간이나 걸린다니 예상 밖이다. 복잡한 방식은 얼마나 걸리는가?

"복잡한 방식은 직접 보리에서 당을 추출하는데 약 5시간 걸린다. 만든 맥주를 마시기까지는 2주간의 발효시간이 더 지나야 한다. 발효는 끓는 맥주 원액에 홉이라는 꽃이나 열매를 넣어 향을 추가한다. 이를 식혀서 효모와 함께 발효통에 넣은 뒤 기다리면 된다. 통에 넣고 1주일이 지나면 어느 정도 발효가 이뤄져 맥주 맛이 난다. 그런데 이때까지는 아직 탄산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추가로 1주일 더 기다리면 탄산이 생겨 시원하고 맛있는 맥주가 된다."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보리(사진: 파인트 제공).

Q: 설명만 들어도 수제 맥주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긴다. 수제맥주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일반 맥주에 비해 수제맥주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함이라 할 수 있다. 일반 맥주는 맛이 거의 정해져 있지만 수제 맥주는 맛이 무궁무진하다. 한 매장에서 파는 맥주의 종류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 어떤 양조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의 맥주가 태어난다. 만드는 사람이 독자적인 시도를 하면 그 반응은 즉각 맛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스스로 만드는 맥주는 더 재미있고 맛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넣다 보면 여러가지 맛이 창조된다. 시도를 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수제 맥주의 매력이다."

Q: 맥주를 직접 만드는 사람의 입맛을 기준으로 시중에 파는 제품을 품평한다면?

"조금 예민한 질문이다. 우선 두 가지 경우로 나누고 싶다. 하나는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맥주를 찾을 때, 또 하나는 '맥주 찾아 삼만리'는 아니더라도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편하게 집 앞 편의점이나 슈퍼에 간다면 필스너 우르켈과 파울라너를 추천한다. 나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살 때는 이 두 가지를 꼭 집어든다. 두 번째, 공을 들여 차를 몰고 대형마트까지 진출한다면 다소 낯설긴 하겠지만 인디안 페일 에일(IPA)을 추천한다. 쓴맛이 있지만 뒷맛이 독특하다. 영국 맥주인 홉고블린도 추천하고 싶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술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소주를 좋아한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조차 소주를 넣은 '소맥'에 익숙할 뿐 맥주 그 자체만으론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맥주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는 탓이기도 하다. 그래서 파인트를 만들었다. 양조를 배워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다보면 맥주를 더 많이 알게 되고 애정도 생기게 된다. 수제 맥주의 홍보대사가 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파인트에서 수제 맥주의 참맛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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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덕 2018-05-15 17:26:04
파울러너, 필스너는 먹어봤는데 홉고블린도 꼭 먹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