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을 깨며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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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을 깨며 살라고?"
  • 경성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박기철
  • 승인 2013.01.16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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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앗간 이야기

옛날에 똘똘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똘똘이가 사는 마을에는 물레방앗간이 있었습니다. 이 물레방앗간에 대해서는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아주 많았죠. 그래서 할머니들은 손자들한테 물레방앗간에 얽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며, 동네 아낙들도 빨래터에서 물레방앗간에서 일어났다는 낯 뜨거운 옛날 얘기들을 하면서 깔깔대기도 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물레방앗간은 정신적 버팀대였습니다. 그런데 똘똘이는 좀 별난 사람이라 물레방앗간에 얽힌 모든 전설들의 실체를 하나하나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물레방앗간의 전설들은 하나같이 다 허구임이 들어났습니다. 똘똘이는 흥분하였습니다. 내가 이제 물레방앗간의 실체를 밝히면 마을 사람들은 아주 깜짝 놀라겠지? 이런 마음으로 똘똘이는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물레방앗간에 얽힌 이야기들은 다 허구이며 거짓이라고 논리적으로 하나한 설명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똘똘이가 어떻게 되었냐고요? 똘똘이는 그날 밤 동네 어른들에게 흠뻑 얻어터지도록 맞고 마을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꿈이라는 에너지

우리 인간은 꿈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짧은 이 한마디는 미국 전 흑인의 가슴 속에 파고들었습니다. “I have a dream!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은 커다란 야망이나 대망이 아니라 작은 소망일수록 힘찹니다. 꿈은 우리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입니다. 그런 인간에게 꿈이라는 에너지가 사라지면 무력해지고 맙니다. 똘똘이는 동네사람들에게 그런 꿈을 빼앗아 버리려고 한 것이죠. 물레방앗간에 깃들고 얽힌 여러 전설적 이야기들은 사람들에게 꿈을 준 정신적 버팀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물레방앗간으로부터 어려울 때 위로받고 슬플 때 즐거워할 수 있었습니다. 물레방앗간에는 마을 사람들의 꿈이 있었습니다. 똘똘이는 물레방앗간의 허구를 벗겨 실체를 밝히려고 했지만 그것은 결국 마을 사람들의 꿈을 빼앗아 버린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죠.

꿈을 가진 인간

동물과 비교하여 인간을 규정짓는 표현은 참 많습니다.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 사고하는 인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 똑바로 서는 인간), 호모 파버(homo faber : 도구를 쓰는 인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놀이하는 인간), 호모 외코노미쿠스(homo oeconomicus : 경제적 인간), 호모 네간스(homo negans : 부정할 수 있는 인간), 호모 콘숨멘스(homo consummens : 소모하는 인간), 호모 소키에스(homo socies : 사회적 인간), 호모 폴리티커스(homo politicus : 정치하는 인간), 호모 노부스(homo novus :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간), 호모 텔레포니쿠스(homo telephonicus : 전화하는 인간), 호모 에티쿠스(homo etiqus : 윤리적 인간), 호모 에스페란스(homo esperans : 희망하는 인간), 호모 아텍스(homo artex : 예술하는 인간), 호모 릴리지서스(homo religiosus : 종교를 가진 인간), 호모 에스페란스(homo esperans : 희망하는 인간) 등등등… 이 중에서 호모 에스페란스(homo esperans), 즉 희망하는 인간은 동물과 달리 꿈을 먹고 사는 존재라는 의미죠. 인간에게 꿈은 환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상에 너무 빠져서는 안되겠지만 환상의 꿈은 영원히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환상을 버리며 우리 현실에 충실히 살기보다 사람은 적당한 환상을 가지되 한상에 빠지지 말며 살아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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