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과 카페의 퓨전, ‘스터디카페’가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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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과 카페의 퓨전, ‘스터디카페’가 뜨고 있다
  • 취재기자 이창호
  • 승인 2014.09.23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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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실부터 세미나용 44인실까지… 싼 커피 가격과 안락한 공간으로 인기몰이

 

▲ 스터디카페의 모습 (사진: 취재기자 이창호)

“공부를 오래해야 하는데, 독서실이나 도서관은 갑갑하고, 카페는 오래 있자니 눈치 보이기도 해요. 또 혼자 노트북 들고 가서 자리 차지하려니 뭔가 뻘쭘하기도 하고요.” 대학생 권모(24,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이와 같은 딜레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스터디 카페’가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터디 카페는 일반 카페처럼 커피, 녹차 같은 음료수와 간단한 스낵 등을 팔면서 개인 공부부터 단체 스터디, 회사 세미나까지 열수 있는 다양한 용도의 방을 제공한다. 시험공부나 취업준비 등으로 바쁜 대학생들이 주 고객이다. 

김정훈(26,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얼마전 인터넷을 통해 만난 지인들과 함께 부산진구 서면의 스터디 카페 '러닝스퀘어'를 찾았다. 그는 포털 사이트 지식인에 영어 공부에 대한 질문을 올렸고, 영어 스터디에 뜻이 있는 사람 몇몇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이후로 그들과 이곳을 자주 온다. 김 씨는 “혼자서 영어 공부를 하면 좀 힘든데, 같이 할 사람이 있으면 어눌하게나마 프리토킹도 할 수 있고 좋다. 그냥 도서관에 가면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고, 스터디룸을 따로 찾기도 번거롭다”며 “스터디 카페 같은 곳은 오기도 쉽고, 카페 특유의 분위기 덕에 마음도 편안해서 자주 오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 카페 스터디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왼쪽) 스터디룸 내에 있는 책장(오른쪽) (사진: 취재기자 이창호)

스터디 카페는 용도에 따라서 방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단체 손님을 위한 방은 4인실이나 8인실, 10인실 같은 작은 스터디룸에서 시작해, 18인실, 24인실, 44인실 등의 대형 강의실, 칠판과 노트북 등이 딸려 있는 세미나 실 등도 있다. 그 외에도 개인 손님에겐 1인용 책상과 의자를 제공하고, 어떤 카페는 1인실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면의 한 스터디 카페 매니저 김승희(24) 씨에 따르면, 4~6인실을 손님들이 가장 많이 애용한다. 김 씨는 “처음 카페를 열 때는 10인실 이상 큰 룸만 운용할 생각이었는데, 학생 손님들이 4~6인용 스터디룸을 많이 찾아서 새로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터디 카페에서는 또 필요에 따라 노트북이나 무선 인터넷, 빔 프로젝터 등의 장비도 대여해 준다. 김 씨는 “세미나나 프레젠테이션 연습 등을 위해서는 빔 프로젝터랑 노트북 등의 전자장비가 필수다. 당연히 관련 장비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했다.

스터디 카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장인들 또한 애용하고 있다. 직장인 김근태(27) 씨는 “회사 세미나를 카페에서 한 적이 있다. 확실히 카페는 분위기가 널널해서 세미나를 하기 훨씬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 프렌차이즈 카페의 커피 가격은 3500원에서 5000원 정도다. 반면, 스터디 카페는 3000원(개인 공부방 대여 2시간 기준)에 커피나 토스트 등이 무제한 제공되는 곳도 있고, 그 가격에 와플과 아메리카노 등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취업준비생 유모(24) 씨는 스터디 카페의 커피나 와플 등이 일반 카페보다 훨씬 싸고, 또 아늑한 분위기 속에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느끼고 있다. 유 씨는 “굳이 공부할 필요가 없어도 그냥 책 같은 거 읽으러 올 때도 있다. 용돈이 빠듯할 땐 프렌차이즈 커피점보다 이런 스터디 카페가 더 싸고 또 오래 머무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범내골의 한 스터디카페 운영자는 프렌차이즈 카페 말고 개인 카페를 만들고 싶었지만 그냥 일상적인 개인 카페를 만들면 경쟁력이 떨어져 스터디 카페를 열게 되었다. 그는 “요즘 학생들 공부하러 카페를 많이 찾는다. 그래서 나도 이왕이면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게, 공부도 하고 커피도 즐길 수 있는 스터디 카페를 개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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