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종전 끝내고 평화로 한 발짝 더…남·북·미·중 4자 평화협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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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종전 끝내고 평화로 한 발짝 더…남·북·미·중 4자 평화협정 추진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4.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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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의미와 반응...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 정치권 "환영" 반응·한국당만 "위장 평화쇼" 혹평 / 정인혜 기자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어 보이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은 2018 정상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953년 휴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65년만의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정상회담을 갖고 3개 장 13개 조항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선언문에는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종전 선언’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선언문에는 종전 선언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명시됐다. ‘올해 안’이라는 데드라인도 나왔다. 두 정상은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때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했다"며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연내 종전 선언을 거쳐 평화 협정을 추진한다는 데 남북이 뜻을 같이한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의지도 확인했다. 남북 정상이 채택한 선언문에 ‘비핵화’ 내용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며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확실한 비핵화를 기대했던 일각에서는 아쉬운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했으면 좋겠다”며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합의문의 의의를 평가했다. 비핵화에 대한 논의는 오는 5월∼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 설치된 김중만 작가의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 앞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 청와대 제공).

당초 청와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합의문에 명문화해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하고 이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은 성공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청와대에서는 이번 회담에 합격점을 매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대체로 호평이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범진보 진영은 환영 입장을 밝혔고, 범보수진영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도 선언문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언문을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집대성한 역사적인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세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향후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며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의 대전환점을 만든 역사적 쾌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민주평화당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10.4선언을 이은 한반도의 운명을 새로 개척한 선언으로 환영한다”는 논평을, 정의당에서는 “드디어 평화의 문이 활짝 열렸다”는 논평을 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된 것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철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그동안 중단됐던 다양한 교류 활성화와 상호 불가침 합의, 이산가족 상봉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하겠다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인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된 것에 의미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은 실질적 이행 방안에 대한 합의를 강조했다.

정치권의 호평 속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외골수적 태도를 고수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논평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혹평했을 뿐 아니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정상회담 성과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 평화쇼에 불과했다”며 “판문점 선언은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의 입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한 한반도의 비핵화만 얘기했다”며 “어렵게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무너뜨리고 이제 맘대로 퍼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미국 CNN 온라인판 메인 화면(사진: CNN 캡처).

외신은 대다수 국민, 정치권의 반응과 궤를 같이 했다. 미국 CNN은 온라인 판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남북이 한국전쟁을 끝낸다”는 제하의 기사를 헤드라인에 배치했다. 해당 제하의 기사에서 CNN은 “남북이 종전을 선언한 지 65년 만에 전쟁을 완전히 멈추고 평화협정을 맺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도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굳건한 평화를 쌓아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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