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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등교 기피하는 청소년들에게 '학업중단숙려제' '강추' / 장윤진[제2부] 중고등학생의 문화와 비행의 실태

최근 학업에 참여하지 않고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업중단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업중단숙려제'가 2013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학업중단 위기 학생으로 인정되는 학생에게 학업중단을 더 깊게 고민할 수 있도록 숙려 기간을 주고 학교 및 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는 제도다.

대상은 학업중단 의사를 밝혔거나 학업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고 인정되는 학생들이다. 주로 학교 등교를 거부하고 학교 대신 집에 있거나 다른 장소에서 돌아다니는 등 정상적으로 학교에 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해당된다. 그러나 연락두절, 행방불명, 질병 치료나 사고, 유학 등으로 부득이 하게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학교폭력이나 규칙 위반으로 퇴학당한 학생 역시 학업중단숙려제 대상이 아니다.

학업중단숙려제는 재학 중인 학교의 담임교사나 상담교사 등이 학부모와 상담 후 숙려제 프로그램 참가를 신청해준다. 숙려 기간과 참여할 프로그램은 학교가 학생, 학부모와 상의해 정한다.

학업중단 숙려 기간은 대개 1~7주 정도다. 숙려 기간 동안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는 심리·진로 상담, 인성·진로캠프, 직업 체험 등이 있다. 기관이나 학교에 따라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숙려 기간은 출석 일수로 인정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면 무단결석으로 처리될 수도 있다.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왜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성격적으로 자기표현이 힘들거나 소심한 학생, 학교에서 불완전한 대인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두려움을 극복 못하는 학생, 학교 밖에서 노는 것이 좋아서 학교에 안 오는 학생, 학교 가는 것을 그냥 귀찮아 하는 학생, 가정문제로 인한 충격이나 반항 등으로 학교에 안 오는 학생, 아무런 이유 없이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 밤새 놀거나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가 낮에 잠에 골아 떨어져서 통제불능인 학생 등 그 유형은 천차만별이다.

몇 가지 사례를 찾아보자. A 고등학교 B 양은 가정형편이 어렵다. B 양은 자기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남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할 정도로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 탓만한다. 그래서 남과 말이나 행동을 통한 상호교감이 항상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B 양은 학교에서 친구가 없다. 그런데 B 양의 담임교사도 성격상 융통성이 부족하고 아집이 강한 편이라 학생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편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담임교사와 B 양의 강한 성격이 부딪치다보니, B 양은 담임교사에 대한 거부감과 상처로 인해 학교에 오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B 양은 학교 대신 검정고시를 통해서 고교 졸업장을 가지겠다는 생각으로 등교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학교 측은 B 양에게 숙려제를 실시했지만, B 양은 끝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자퇴했다.

C 고등학교 D 양은 분노조절이 잘 안되는 학생이었다. D 양은 홀어머니와 자주 싸웠으며, 그런  일이 생기면 집에 들어가지 않고 남자친구 집에서 지냈다. 그러다 모녀가 다시 만나면,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욕하고 격한 싸움이 벌어져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게 되고, 결국 D 양은 가출하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지나면 D 양이 어머니에게 사과하지만, 그것도 오래 못가고 또다시 감정싸움이 일어나면서 다시 가출이 반복됐다. 결손 가정이다 보니, 문제는 더욱 깊어만 갔다. 학교 안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다투는 일이 잦아졌고, 그로 인한 상처로 학교에 나아기가 더욱 싫어졌다. 게다가 학교의 남자 아이들은 D 양의 부정적인 면을 떠들고 다니녔다. 도와주던 같은 반 여학생도 남이 있든말든 험한 욕을 하며 전화통화하는 D 양을 창피해서 점점 멀리 하게 됐다. 이런 상태에서 학교 등교를 거부한 D 양을 대상으로 학업중단숙려제를 실시했지만, D 양은 결국 자퇴하고 말았다.

E 고등학교 F 군은 이혼가정에서 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F 군에게 달라는 대로 용돈을 줬다. 손자가 불쌍하다며 할머니도 F 군이 달라는 대로 용돈을 줬다. F 군은 돈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어머니와 친척들까지 찾아가 돈이 없다고 용돈을 받아갔다. 주변 어른들의 동정심이 F 군에게 돈에 대한 가치를 잘못 심어줬고, F 군은 돈을 낭비했다. 아버지가 학교 앞까지 F 군을 태워주면, 그는 곧바로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이곳저곳에서 돈을 마구 쓰고 놀다가 집으로 늦게 들어갔다. 나중에 학교가 아버지와 상의해서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F 군은 다행히 다시 학교에 정상적으로 다니게 됐다.

G 중학교 H 군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누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 누나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교사와 충돌이 잦았고 친구들도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학교를 가지 않게 됐다. 그런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H 군은 중학생이 되자 컴퓨터게임에 빠졌고, PC방을 전전하느라 학교 등교를 거부하게 됐다. 교우 관계에 큰 문제가 없던 H 군은 누나의 영향과 컴퓨터 게임 중독에 빠지면서 등교를 거부하게 됐고, 어머니에게 커다란 고민거리가 됐다. 학교를 찾아 가서 상담한 어머니는 결국 H 군을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고, 숙려제를 무사히 이수한 H군은 다행히 지금은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은 학교를 기피하는 비행청소년들을 구제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장윤진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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