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가 '캐시 리스' 행렬에 동참했다. 일부 매장을 '현금 없는 매장'으로 선정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경기도 판교H스퀘어점, 서울 삼성역점과 구로에이스점 등 총 3개 매장에서 23일부터 현금 거래 없는 매장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캐시 리스 매장을 사전 홍보해 왔다.
시범 매장은 일단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를 우선으로 한다. 현금 결제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일반 카드나 모바일 결제를 안내한다. 고객이 카드를 소지하지 않았을 경우, 스타벅스 전용 기프트 카드에 현금을 충전해 사용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최초 충전 최소 금액은 아메리카노 가격인 4100원이다. 타 매장은 5000원 이상 충전해야 한다.
스타벅스의 이같은 결정은 이용 고객들의 현금 외 사용 결제가 지속해서 증가한 것에 따랐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는 현금 결제 비율이 31%에 달했지만, 2017년에는 7%로 낮아졌다. 특히 3개 시범 매장은 오피스 밀집 지역에 위치해 현금결제 비율이 3%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소 파격적인 정책에,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현금 고객에게 카드 충전을 유도해 회원을 늘리려는 술수라는 설명이다. 대학생 박모(24, 부산시 진구) 씨는 “한 번씩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사먹지만 회원은 아니다”라며 “카드를 충전해서 결제를 하면 남은 잔돈은 어떡하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가 다수다.
이날 삼성역 매장을 방문한 김모(28, 서울시 은평구) 씨도 “평소 스타벅스를 자주 방문해 스타벅스 카드를 사용하는 터라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며 “스타벅스 카드를 만들면 샷 추가, 생일 쿠폰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현금 고객들이 스타벅스 카드를 만드는 것이 손해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이들은 해당 정책을 두 팔 벌려 반겼다. 매장 준비와 마감 시 현금 정산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 한 네티즌은 “마감 전 시재 확인할 때 금액 차이 날까 봐 가슴 졸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알바생이 제일 좋아하는 손님은 카드 결제 손님이다”라고 말했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일명 ‘캐시 리스’ 바람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 스타벅스는 지난 1월 시애틀의 한 매장을 현금 거래 없이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피스 가에 위치한 매장이었다. 정책 시행으로 근무자들의 만족도는 물론,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고 한다.
아마존의 ‘아마존 고’도 캐시리스 업체 중 하나다. 아마존 고에는 현금은 물론 직원도 없다. 물건을 집은 즉시 가방에 담고, 매장을 나올 때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이 자동 결제된다. 또, 샐러드 전문점인 스위트그린은 더 앞선 지난 2016년 캐시리스 운영을 시작했다. 서북미 지역에 위치한 75곳의 모든 매장에서 현금을 받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빈곤층 소비자들의 소외를 지적한다. 현금 결제에 익숙한 소비자의 결제 선택 권리를 빼앗고 지불 수단을 강제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주부 이모(52, 경남 창원시) 씨는 “최근에 맥도날드를 갔다 직원이 없어서 당황했다”며 “대형 점포들이 현금 결제를 줄여나가다 보면 언젠가 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차별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그것이 도리어 족쇄가 될지...
앞으로 더욱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겠죠
알바생들 편해졌다고 좋아하지만 아예 일할 수 없는 편함이 생길 날도 멀잖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