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획
“충동조절장애는 질환, 치료받아야” 분노 조절 못해 병원 찾는 사람 급증충동조절장애 연간 6000여 명... 전문의 “환자 성격 탓 아닌 질환의 증상” / 조윤화 기자
분노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급작스레 저지르는 우발적 범행이 증가하면서 ‘분노조절 장애’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사진:구글 무료 이미지).

분노를 참거나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노조절 장애(간헐적 폭발 장애)’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이 순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저지르는 우발적 범죄가 증가하면서 그 심각성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폭력·살인 범죄 발생의 최다 원인은 가해자의 우발적 동기라는 경찰청의 통계 결과도 있다.

대한항공이 '갑질'의 한 획을 그은 ‘땅콩 회항’ 사건에 이어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흑역사를 또 다시 추가했다. 지난 15일에는 조현민 전무의 음성으로 추정되는 음성파일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단독 공개돼 많은 사람을 경악에 빠트렸다.

논란이 된 음성파일에서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은 “난 미치겠어. 진짜. 어우 열 받아”, “네가 뭔데”, “아우 씨”와 같은 욕설을 계속해서 연발하며 4분여간 히스테릭한 고성을 내뱉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해당 동영상은 현재 340만여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다.

해당 음성을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 “저 정도면 분노조절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학생 김모(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음성파일 들어보니까 자기가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악을 쓰고 고함 지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음성파일을 들으면서 저렇게 악을 쓰는 직장 상사랑 함께 일하면 어떨까 상상해봤다”며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했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또 조현민 전무가 평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반말과 막말을 일삼았다는 증언들이 속속 이어지면서, 관련 기사 댓글 창에는 ‘갑질’과 함께 ‘분노조절 장애'가 주요 키워드로 자주 등장한다. 이에 분노조절 장애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인터넷 수리기사를 살해하고, 층간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이웃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심지어 난청에 빠지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이른바 ‘홧김 범죄’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보복운전, 우발적 살인·방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발생하는 홧김 범죄의 공통점은 가해자가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 가해자가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은 감형의 이유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노조절 장애를 앓는 현대인이 점점 늘어가고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분노조절 장애 등이 포함된 ‘습관 및 충동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한 해 6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 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충동 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전체의 83%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환자 비율이 29%로 가장 높았고, 30대 20%, 10대 19%, 40대 12%, 50대 8%로 그 뒤를 이었다.

충동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자가 진단표. 해당 리스트에서 9~12개에 해당하면 ‘감정 조절이 어렵다’고 판단돼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블로그 캡처).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분노조절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분노가 폭발하는 지점을 인지하고 그 상황을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서울 아산병원 관계자는 분노 조절을 위한 방법으로 ▲분노 폭발 역시 정신적 폭력이므로 ”나는 화를 조절해서 표현할 줄 아는 강한 사람이야"라고 자기 격려를 할 것 ▲분노 폭발은 자극에 대해 30초 안에 이루어지므로 멈춤 능력을 강화할 것 ▲피해자-가해자를 벗어나 ‘문제 해결자’가 되어서 자신이 피해자라는 마음에서 벗어나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는 것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충동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의 증상이 환자의 나쁜 습관과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질환임을 이해하고, 비난하는 태도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동기를 불어넣어 주고 여건을 조성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