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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나서 재미있다" B급 감성 '병맛티콘' 열풍...거칠고 단순한 선이 매력자꾸 보면 은근히 중독...대충 그린 그림이 묘한 매력 / 김성환 기자

최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유저들 사이에 ‘B급 감성’의 바람이 불고 있다. 웹툰 작가들이 거칠고 단순한 선으로 그린 이모티콘, 이른바 ‘병맛티콘’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김우빈(24) 씨는 ‘띵동의 즐거우나루’라는 이모티콘을 애용한다. 이 이모티콘에 나오는 캐릭터는 그림판으로 그린 것 같은 삐뚤삐뚤한 선에 초등학생이 낙서한 듯한 미소를 짓고 있다. 평소 이모티콘을 자주 쓰던 김우빈 씨는 지난번 생일을 맞이해서 한 친구에게 바로 이 이모티콘 선물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낮은 퀄리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격해지는 캐릭터의 모습과 이미지 하나하나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었다. 김 씨는 "이 이모티콘을 선물로 받았을 때 직후에는 무슨 이런 캐릭터가 다 있나 싶었지만 '띵동'의 해탈한 듯한 미소에 은근히 중독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띵동의 즐거우나루’(사진: 카카오톡 캡처)

대학생 장윤경(21) 씨는 ‘밍밍이들’이라는 이모티콘을 자주 쓴다. 맑고 알록달록한 단색의 색상으로 개, 고양이, 토끼 등의 친숙한 동물들을 소재로 그려졌다. 장 씨는 대충 그린 느낌의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즐겨 사용한다. 밍밍이들을 보면 무표정하게 다소 축 늘어져있거나, 그냥 서있거나, 별 의미없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 것이 다수인데, 장 씨는 "이런 하찮고 무기력한 점이 포인트라 대할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밍밍이들을 자세히 보면 살짝 웃거나, 처져있기도 한데, 이런 차이점을 관찰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원용(24) 씨는 친구를 약올리고 싶을 때 이런 ‘병맛티콘’을 주로 사용한다. 특유의 대충 그려진 이미지와 툭 던지듯 내뱉는 멘트는 상대방의 기분을 살살 긁어내는데 한몫한다. 물론 친한 친구들끼리 서로 얘기하다가 장난칠 때 사용하는데, 다른 친구가 먼저 병맛티콘으로 얘기하면 그 역시 병맛티콘으로 대답한다. 그는 "그냥 말로 하는 건 재미없고 이렇게 병맛티콘으로 대답하면 웃기고 재밌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튜디오 메인 화면(사진: 카카오톡 캡처)

카카오톡에서는 개인이 이모티콘을 직접 제작해서 신청한 후 승인을 받으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덕분에 질이 높은 이모티콘들에 비해 저퀄리티의 병맛티콘을 만들기 쉽기 때문에 입문의 턱이 낮아지고 병맛티콘의 수가 훨씬 늘어났다.

이에 대학생 홍주원(20) 씨는 더 많은 개성을 가진 이모티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홍 씨는 "현재 B급 감성 이모티콘이 인기를 얻어 수요가 많이 생긴 만큼 공급도 같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전지예(20) 씨는 "꼭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사람들만이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고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조가현(21) 씨는 "본인들이 즐기며 친구, 친지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질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모티콘은 친하지 않은 경우에 사용하면 예의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남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 밖에 복사 붙여넣기 형식으로 멘트만 바꾼 이모티콘에 대해서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

장윤경 씨는 B급 감성 이모티콘의 이미지들은 주로 해탈한 모습, 지친 모습들을 적나라게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미지들은 때로 무례해 보이기도 하지만, 친한 사이, 혹은 어떠한 상황에서는 꾸밈없고 친근한 감정을 거리낌 없이 표할 수 있어서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김성환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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