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보다 민박집, 은퇴세대 '시니어 민박'서 인생 2모작
상태바
치킨집보다 민박집, 은퇴세대 '시니어 민박'서 인생 2모작
  • 취재기자 김민성
  • 승인 2018.03.29 2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60세대 공유민박 다투어 개업...경쟁 심해지자 '인생 상담' 등 다양한 '콘셉트 민박'도 / 김민성 기자
올해 1월 기준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국내 숙소는 약 3만 7100개로, 이중 호스트(민박 주인) 가 50대 이상인 곳이 19%에 이르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살고 있는 집의 일부를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공유 민박업이 5060 은퇴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돈도 벌고 적적함도 달래며 퇴직 후 생활을 새롭게 꾸밀 수 있는 '시니어 민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공유 민박을 운영중인 김석현(63) 씨는 퇴직 후 경주 보문단지 부근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경주에 오는 여행객들에게 별채를 내주고 있는 김 씨는 "회사에서 퇴직할 무렵 새롭게 시작해볼 게 없을까 고민하자 아내가 공유 민박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며 "아이들도 다 떠나고 적적한 시기에 아내와 함께 돈도 벌고, 경주에 오는 여행객들과 대화도 나누며 퇴직 후 적적함도 달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국내 1위 숙박 기업 야놀자는 노인층을 위한 교육, 취업 프로그램을 작년에 진행했다.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호텔리어 교육과 함께 취업을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고령 증가로 노인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노인 인력 활용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퇴직 후 새로운 시작에 도움을 준다고 동아일보에서 밝혔다.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1월 기준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국내 숙소 약 3만 7100개 중 호스트(민박 주인)가 50대 이상인 곳이 19%에 이른다"며 "이 비율은 작년보다 56% 늘어난 수치로 계속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니어 호스트가 늘어나는 이유는 노인들이 바라는 근무 방식과 숙박업체의 근무 형태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임태성 야놀자 평생교육원 본부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퇴직한 노령층은 은퇴 이전처럼 종일 근무보다는 특정 요일의 특정 시간에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종일 근무가 필요없는 숙박업이 퇴직 후의 노인들이 창업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강원 태백시에서 공유 민박을 하는 전 강원관광대 교수 김권식(57) 씨도 "민박은 호텔이나 리조트보다 시설이 빈약하기 때문에 호스트가 제공하는 정보와 문화적 감성이 성패를 결정한다"며 "여행객들이 숙박 후 좋은 평가를 남겨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공유 민박 간의 경쟁이 심화되자, 방과 식사가 전부였던  서비스도 점점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은퇴한 한복 디자이너가 집에 전시된 한복을 구경시켜 주거나, 은퇴한 작가가 젊은 여행객에게 인생상담을 해주는 등 호스트의 장기를 살리는 '콘셉트 민박'도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