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비방하는 '표현의 자유' 안 된다”던 나경원, 일베 폐쇄엔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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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비방하는 '표현의 자유' 안 된다”던 나경원, 일베 폐쇄엔 딴소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3.27 18:4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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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폐쇄 기준 검토" 청와대 답변에 SNS서 "일베 폐쇄는 현 정권의 인터넷 장악 시도" / 정인혜 기자
나경원 의원이 청와대의 '일베 폐쇄 기준 검토' 방침에 강력하게 반발했다(사진: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입장 바꾸기’가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표현의 자유는 보호할 수 없다”던 나 의원이 일간베스트(일베) 폐쇄 요구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결사반대했기 때문. 일베는 차별·혐오·극우 성향으로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패륜 사이트’로 불리는 커뮤니티다. 네티즌들은 한 목소리로 나 의원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베 폐쇄를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지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사실상 폐쇄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열었다.

나 의원은 “일베 폐쇄 추진은 표현의 자유를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방송 장악에 이어 인터넷 공간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포털사이트 중 여권에 대한 로열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네이버를 압박하더니 이제 눈엣가시같은 반여권 사이트를 폐쇄 운운하며 압박하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나 의원이 언급한 ‘청와대의 일베 실태조사’는 지난 23일 청와대가 직접 꺼낸 말이다. 일베를 폐쇄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하자, 청와대는 이날 “방통위는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음란물이나 차별·비하 내용을 담은 정보가 70%에 달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일베가 이 기준에 맞는지 보겠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차별·비하 사이트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이를 문제 삼은 것.

나 의원은 거듭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일베를 비호했다. 그는 “여권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봉쇄됐다고 그토록 비난하는 보수정권 시절에도 보수와 친하지 않거나 정반대 성향을 가진 특정 사이트를 폐쇄하려는 시도는 없었다”며 “방송통신심의위는 표현의 자유를 후퇴시키고, 정권이 바뀌면 적폐로 청산될 어리석은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티즌들은 한 목소리로 나 의원을 힐난했다.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집권 당시 나 의원이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표현의 자유는 보호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이날 과거 이 같은 발언을 한 나 의원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나 의원은 지난 2008년 8월 여의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자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명예 훼손과 불법 허위 정보로 인해 피해가 심각하다. 표현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두고 자기 검열이라고 하는 비판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필요에 따라 표현의 자유가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냐”며 “본인이 당할 때는 표현의 자유 침해고 남이 당할 때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 아니냐. 이중성에 신물이 난다”고 썼다.

이 밖에도 관련 기사에는 “가만히 있어라”, “역시 자한당답네”, “전에 한 이야기를 기억 못하는 듯”, “나경원 의원님 일베 하시나요”, “완전 이중인격자”, “일베 회원들이 자유한국당 지지자이니 저러는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이 높은 추천 수를 받은 순서로 랭크됐다.

소수지만 나 의원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일베가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표현의 자유를 누린다는 낙인 자체를 미리 찍어두고 나경원이 무슨 말을 하든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게 좌파들의 선동”이라며 “나경원 말 중에 틀린 말이 뭐가 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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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29 06:04:07
나경원 남편이 댓글사찰해서 법정 세우지않았나? ㅋㅋㅋ 표현의자유 ㅎㅎ

하상민 2018-03-28 11:52:53
나경원 일베답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