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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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찾기
  • 편집위원 우병동
  • 승인 2014.07.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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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에서는 새로 방영될 예정인 드라마 <칸타빌레 로망스>의 여주인공 찾기가 화제로 떠 오르고 있다. 일본에서 크게 히트하고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한 한국판 드라마 <칸타빌레 로망스>를 제작하여 방영할 계획이라는데, 큰 인기를 끈 작품이라 그 여주인공역을 누가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고, 워낙 독특한 캐릭터의 여주인공인지라 출연 교섭을 받는 여배우들이 서로 고사하고 있으며, 국내 팬들도 누가 어울리느냐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 가수 아이유, 걸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 여배우 이하나 양 등이 출연을 권유 받았으나 심사숙고 끝에 고사했고, 지금은 여배우 심은경 양이 제의를 받고 생각 중인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원작이 크게 인기를 얻었고, 특히 여주인공 노다 메구미의 매력이 돋보인 작품인지라, 한국판에 출연하는 여주인공은 원작에서 연기했던 일본 배우 우에다 주리 양과 여러모로 비교가 될 것이 분명하여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 출연을 꺼리는 이유라고 한다.

필자도 좋아하는 작품이라 그 내용을 좀 아는 편인데, 우에다 양이 연기한 노다메는 그야말로 엉뚱 발랄한 여성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적 성격에다, 음악을 한번 들으면 그대로 피아노로 칠 수 있는 천재적인 음악적 능력까지 가진 복잡한 성격의 여성이니 소화하기가 쉽지 않은 역할임에 분명하다. 다른 주인공들은 이미 다 정해져 있고 여주인공 노다메 역만 정해지면 곧 제작에 들어간다니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한 이 드라마를 또다시 접할 기회를 얻게 되어 은근히 기대가 된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두고 필자가 갖게 되는 생각은 주인공들의 문제가 아니라 작품 자체의 재미와 흥미에 대한 것이다. 이 작품은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하여 음악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하여 성장하고 사랑을 키워가는 흥미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내용이 풍성한 것은 젊은이들의 사람 놀음이 아니라 음악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품격을 다양하게 제공하여 드라마를 보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작품 속에서도 사건과 분위기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적절한 음악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나폴레옹의 침략을 힘을 합쳐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아 환호하는 러시아 농민들의 모습을 그린 차이콥스키의 서곡 <1812 년>, 각종의 악기들이 각각 연주하다가 점차로 소리를 맞추어 전체적인 조화로 이끌어가는 라벨의 <볼레로>, 조국 폴란드를 떠나면서 발표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의 아름답고도 안타까운 분위기 등이 드라마 속의 사건들과 맞물려 소개되면서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렇듯 일본 드라마의 컨텐츠 속에는 주제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되어 스토리의 재미를 나타내 주는 강점이 있다.

거기에 비해 우리나라의 드라마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보여주기보다는 출연자들의 인간관계에 더 초점을 맞춘다. 범죄면 범죄, 의학이면 의학, 그리고 음악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제 자체를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주인공들의 관계에만 주목하여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배신하고, 싸우다가 끝이 난다. 그러다보니 삼각관계, 사각관계는 보통이고 어느 드라마에나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고, 유전자 검사가 횡행하는 막장 드라마로 진행되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나 연출자가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없이 작품을 다루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일본의 만화나 드라마, 영화의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천착은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음식을 다룬 <초밥 왕>, 와인에 대한 풍성한 지식을 다룬 <신의 물방울> 등이 그렇고, 심지어 농구를 주제로 한 <슬램덩크> 같은 만화들은 전문가 못지않는 깊이 있는 내용을 보여준다. 미국의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깊이 있는 컨텐츠 들은 또 어떤가. 범죄를 다룬 드라마 들 중에는 과학을 이용한 수사, 숫자를 이용하여 사건을 풀이하는 내용, 사망자의 뼈를 분석하여 범인을 찾는 수사관, 심리적 분석과 심지어 죽은 자와 소통하는 영매를 이용하여 스토리를 만드는 등 풍성한 주제들이 있어서 재미를 더해준다. 우리도 이제는 주인공들의 복잡한 사랑 놀음에만 기대어 드라마를 만들지 말고 주제에 대한 공부를 더 해서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 때가 되었다. 진정한 한류는 그래야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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