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봉’은 군인들...비싼 공중전화료에 ‘울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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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의 ‘봉’은 군인들...비싼 공중전화료에 ‘울쌍’
  • 취재기자 장미화
  • 승인 2014.07.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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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는 1분 단위, 콜렉트콜은 3분 단위로 요금 매겨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공중전화의 63%가 군대에 설치되어 있고, 국내 공중전화의 80%를 군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군인들은 휴대폰 요금보다 비싼 공중전화 요금을 부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군복무 중인 정모(22) 병장은 하루 평균 40분을 여자 친구와 공중전화로 통화한다. 그는 병장 월급 14만 원을 대부분 공중전화 통신비로 지출하고 있다. 통신비 때문에 집에서 월급 이외에 용돈을 따로 받고 있는 그는 “대학 다닐 때도 손 벌리지 않았는데 군에서 공중전화비 때문에 용돈 받으려니 부모님께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군대에 설치되어 있는 공중전화는 KT, LG등과 같은 사기업 통신사의 공중전화가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통신사들이 부과하는 공중전화 요금과 휴대전화 요금을 초당 비교해보면, 공중전화는 1초당 평균 2.6원이고, 휴대전화는 1초당 1.8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통화료를 매기는 방식이다. 휴대전화는 1초 단위라서 1초를 사용하면 1초의 요금이 부과된다. 반면, 공중전화는 1분 단위이기 때문에 1초만 통화해도 1분의 요금이 빠져나간다. 통화 연결이 되자마자 이미 1분의 요금이 부과되는 방식이다.

요즘 군인들은 동전을 넣고 공중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전화카드나 ‘나라사랑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병무청이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고 입대한 모든 군인들에게 발급하는 체크카드다. 군인들은 나라사랑카드로 월급도 받고 이 카드로 공중전화도 사용하고 있다. 한 달 동안 사용한 요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는 편리함 때문에 대부분의 군인들이 이 카드를 사용한다. 부산 지역의 군부대에 복무 중인 이등병 최모(21) 씨도 다른 군인들처럼 나라사랑카드를 넣고 공중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요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몰랐던 그는 평소 휴대전화 요금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공중전화를 사용했다. 그는 한 달 뒤 빠져나간 공중전화 요금을 확인하고 많이 놀랐다. 정확히 얼마인지 생각하지 않고 사용해왔지만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월급이 부족해지면 군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이 수신자 부담 전화, 즉 콜렉트콜이다. 콜렉트콜의 요금체계도 심각하다. 콜렉트콜 통신료는 3분 단위이기 때문에 1초만 통화해도 3분 통신료가 부과된다. 부산시 연제구에 사는 회사원 정모(23) 씨는 군인인 남자 친구를 1년째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수신자부담 전화로 하는 남자 친구 때문에 휴대 전화 요금이 많게는 한 달에 15만 원이 나올 때도 있다. 그녀는 짧게 통화하고 끊는 편인데도 많이 나오는 전화비를 감당하기는 버겁다. 정 씨는 “남자 친구의 콜렉트콜을 비싼 줄 알면서도 받을 수밖에 없다. 남자 친구가 제대하고 두 배로 갚아준다는 말만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군 당국은 통신사와 지속적인 협의을 통해 군부대에 설치된 공중전화 요금을 2년간 순차적으로 초당 통신료 금액과 통신료 방식을 개선해 약 15% 정도 단계적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하하겠다는 목록에는 공중전화에서 유선전화로 걸 경우만 해당되었고, 공중전화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할 경우는 요금 인하에서 빠졌다.

반면 KT 통신사는 군 당국이 요청하는 요금 인하에 대해 부정적이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공중전화 사업이 대표적인 적자사업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요금인하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군 내부의 공중전화 요금만 낮추게 될 경우 외부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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