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보 정책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의 단골 메뉴는 ‘주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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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보 정책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의 단골 메뉴는 ‘주사파’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2.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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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김성태 ‘친북 주사파 정권’ 프레임 씌우기 계속 / 조윤화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홍준표 당 대표는 현 정부의 안보정책과 관련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 왔다. 사진은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사진: 더팩트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제공).

대북정책을 둘러싼 자유한국당과 청와대의 날 선 대립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청와대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발언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는 현 정권을 ‘친북 주사파 정권’이라 명명하고 청와대 안보 문제를 언급할 때면 어김없이 ‘주사파’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

23일 홍준표 대표는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한 소식이 알려지자 “김여정 방한에 이어 김영철 방한은 '평양’올림픽의 마지막 수순”이라며 “친북 주사파 정권의 최종 목표는 결국 연방제 통일인가, 평창 이후가 더 걱정이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2일 한국당 원내 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경제나 안보와 관련한 메시지 대신 올림픽 응원 메시지만 가득하다며 “평창 올림픽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건 좋은데, 나랏일 걱정하는 국민들 생각하셔서라도 대통령께서 나랏일에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정도는 제발 조금이라도 알려주셨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도 그렇고 참모진도 과거 주사파 전력에 따른 그런 소통 방식인지, 국정 운영의 국민적 알 권리를 아예 봉쇄하는 철의 장막 식의 국정 운영이 이뤄지고 있어 대단히 걱정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질문란에는 주사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답변을 요구하는 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사진: 네이버 지식인 캡처).

주사파라는 단어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자, 한 포털사이트 질문 코너에는 주사파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글이 상당수 등장했다. 정치권에서 주사파는 보수 정권이 현 정권을 비판할 때 자주 쓰이는 단어이지만, 국민에게는 생경한 단어다.

주사파의 정식 명칭은 주체사상파이며, 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영문 앞글자를 조합해 NL파라고도 불린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주사파를 남한의 사회주의화를 추구하는 혁명 세력 가운데,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을 혁명 투쟁의 지도 사상으로 받드는 파벌로 정의하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정권, 단체가 김일성의 통치이념인 ‘주체사상을 따르는 주사파 정권’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달가울 리 없다.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주사파 공격을 끊임없이 받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와 관련해 뜨거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전희경 의원은 국정감사 발언 당시 현 정부의 안보,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주사파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 장악한 청와대, 과연 면면과 실력답다”고 비꼬았다. 이에 임종석 비서실장은 “그게 질의냐, 국민의 대표답지 않은 질의를 했다”고 반박하며 “전 의원의 말씀에 매우 심한 모욕감을 느끼며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분노했다.

한편, 현 정부의 안보 정책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자유한국당의 안보 정책은 홍준표 당 대표가 19대 대선후보 시절 들고나온 공약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선후보 시절 홍준표 대표의 안보 정책 자문단 중 한 사람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홍 후보는 핵은 핵으로 대응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확고한 신념에 따라 홍 대표가 전면으로 내세운 안보 전략은 전술핵무기 재배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선 북한의 핵에 핵으로 맞서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남북 간 평화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왔다. 이렇듯 현 정권과 자유한국당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끊임없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추구하는 안보 정책이 다를 순 있지만, 우리나라 제1야당이 상대를 향해 끊임없이 종북 세력, 친북좌파 프레임을 씌우며 깎아내리는 것은 다소 아쉽다고 네티즌들은 보고 있다. 안소희(22, 부산시 서구) 씨는 “우리나라 여야는 대립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도인 것은 인정하지만, 왜 항상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요즘 중학생들도 잘 안쓰는 거친 단어들을 함부로 쓰는 사람이 과연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당과 야당은 서로 의견을 내는데 있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인 반대 근거를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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