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서 '기하' 빠질 듯...교육부, 어제 출제 범위 공청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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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서 '기하' 빠질 듯...교육부, 어제 출제 범위 공청회 열어
  • 취재기자 윤민영
  • 승인 2018.02.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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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영역, 이과는 범위 축소되고 문과는 범위 확대…기하 제외시 이공계 대학생 기초소양 부족 우려 목소리 / 윤민영 기자
지난해 11월 23일에 치러진 2018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 수험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사진: 영상기자 성민선).

올해 고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치를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에서 ‘기하와 벡터’가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는 19일 오후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 컨벤션홀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출제 범위 개선 내용 가운데 국어와 수학, 과학 탐구의 출제 범위가 주목된다. 이 세 과목이 출제 범위 조정 원칙 위배 및 필수 학습 분야 제외 등 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날 수학 가형에서 수학Ⅰ과 미적분, 확률과 통계가 추가되고, 기하와 벡터가 빠지는 안을 제안했다. 기하는 주로 3학년 때 배우는 심화 과목인 '진로선택과목'이며 벡터는 과학고 등 특수학교에서만 학습하는 ‘전문교과과목’이다. 즉,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학년 때 배우는 ‘일반선택과목’까지만 수능에 출제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연구진은 “기하를 배우려면 사실상 모든 일반선택과목을 공부해야 한다”며 학습 부담 증가를 이유로 꼽았다. 또 교육부 연구진이 21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문가(대학교수, 교사 등)와 학부모·시민단체가 각각 76%, 89%로 기하 제외 의견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수학 나형은 수학Ⅰ과 수학Ⅱ, 확률과 통계를 출제 범위로 제안했다. 공청회에 참가한 대구 달성고 여욱동 교사는 “수학Ⅰ의 경우 기존 수능 범위였던 지수, 로그의 정의 부분을 넘어 함수까지 다루고, 삼각함수는 기존의 이과 범위까지 다룬다”며 “이 부분은 문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라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공대생들이 1학년 때 기하를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답글에는 공대생임을 밝힌 한 네티즌이 “지금도 '신입생들이 행렬도 배우지 않고 입학한다'며 교수님들이 계속 한숨을 쉰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학창의재단 최임정 과학교육개발실장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기하는 이공계 진학 희망 학생에게 필수적”이라며 “기하를 제외할 경우 이공계 대학생들의 수학 기초소양이 부족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국어 영역에서는 기존 출제 범위던 ‘독서와 문법’이 각각 ‘독서’, ‘언어와 매체’으로 분리됐다. 하지만 언어와 매체에서 언어는 문법이라 빠지기 곤란하다는 시각에 따라 매체만 제외되는 안이 전체 68%의 찬성표를 받았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과학Ⅱ(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가 수능 출제 범위에 포함될 예정이다. 영어와 사회탐구, 직업탐구 영역의 경우 변동 없이 기존 수능 출제 범위와 동일하다.

한편 EBS 연계율은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일전에 EBS 연계 출제로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2021학년도부터 연계율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EBS 연계율을 유지하는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문제를 오는 8월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할 때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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