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들 "용돈주세요 까까 사 먹게" 문구 적힌 가방 메고 어른들 세뱃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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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들 "용돈주세요 까까 사 먹게" 문구 적힌 가방 메고 어른들 세뱃돈 요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2.1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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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아이 앞세워 구걸" vs "귀엽다, 세뱃돈 주고 싶다" 의견 제각각 / 정인혜 기자
영유아들을 타깃으로 출시된 용돈 가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용돈 가방의 한 디자인(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민족 대명절 설날은 온 가족이 모여 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지만, 골머리를 싸매는 사람도 적잖다. 세뱃돈을 둘러싼 논쟁이 바로 그것.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세뱃돈 액수도 고민이고, 몇 살 손아랫 사람에까지 세뱃돈을 주어야 할지도 고민이다.

온라인에서는 종종 이를 둘러싼 설전이 펼쳐진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후 13개월 조카에게 세뱃돈을 줘야 하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에 네티즌들은 “명절이니 챙겨줘야 한다”, “세배도 못 하는 영아에게 무슨 세뱃돈이냐”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대다수 네티즌은 후자 답변에 힘을 실어줬다. 세뱃돈은 어른에게 세배하고 받는 돈인 만큼 영유아에게는 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여기서 영아는 생후 약 1년까지, 유아는 6살 유치원 다닐 나이가 될 때까지를 칭한다.

이에 섭섭함을 느낄(?) 영유아들을 배려한 아이템이 나왔다. 용돈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가방이 바로 그것. 해당 디자인의 가방에는 "용돈주세요 까까 사 먹게", "까까 값 한 장 더", "먹고 싶은 까까가 너무 많아", "까까 값 좀 넉넉하게"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카페에서는 이들 영아용 용돈 가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가방을 멘 아이의 사진이 올라오면 구매처를 묻는 댓글이 줄줄이 달리기도 한다.

맘카페에서는 귀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극단적으로는 말도 못 하는 아이를 앞세워 구걸하고 있다는 비판도 따라붙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새해에 애 시켜서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조카가 저런 가방 메고 오면 애 내세워 돈 달라는 애 엄마, 아빠가 재수 없어 더 모른 척할 것 같다”며 “애 까까는 본인들이 벌어서 사줘라. 왜 본인 애들 까까 값을 당연하게 구걸하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슨 생각으로 사랑스러운 내 아이를 거지 깡패로 만드는지”라며 “저 가방이 정말 예쁘다고 귀엽다고 생각하는 사는 엄마, 아빠들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는 듯이 보인다. 해당 글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 두 개가 이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았다는 것이 그 근거. 네티즌들은 “진짜 애 내세우고 구걸하는 것 같다”, “애를 벌써부터 앵벌이로 만드네”, “겉으로는 귀엽다고 칭찬해도 속으로는 다들 부모 욕할 듯” 등의 댓글을 남겼다.

물론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요즘 사람들 너무 예민한 것 같다. 사진으로 봤는데 귀엽다는 생각만 들더라”라며 “구걸이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그렇게 따지면 세배하는 행위 자체가 구걸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들한테 돈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에게 세뱃돈 받는 건데 무슨 구걸 타령까지 하냐”며 “난 우리 조카들이 저러면 귀엽다고 생각하고 그냥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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