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적자 GM "정부가 도와줘야 공장 폐쇄 않겠다" 적반하장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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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적자 GM "정부가 도와줘야 공장 폐쇄 않겠다" 적반하장 배짱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2.14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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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공장 일자리 감소 볼모 삼아 지원 요구...정부 "경영부실 원인 진단이 먼저" 맞불 / 정인혜 기자
한국GM이 심각한 손실을 기록한 회사의 경영 실적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오는 5월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사진: 더팩트 제공).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적자 경영 탓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우리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아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13일 사업구조조정 계획 발표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발표문에서 “한국GM과 주요 이해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사업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한국GM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2월 말까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진전’ 없이는 공장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실제로 한국GM은 측은 이날 폐쇄 결정을 발표하면서 정부 측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전달했으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한국 GM은 “노동조합, 한국 정부 및 주요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한국에서의 사업을 유지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으며, 이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국GM의 이번 제시안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직접적인 제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 지원을 해달라’는 폐쇄 카드를 들고 지원을 따내기 위한 선공을 펼친 셈이다.

우리 정부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GM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경영부실 원인을 진단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키로 했다. 헤럴드경제는 “정부는 ‘한국GM의 지난 수년간 경영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맞불을 놨다”며 “실사를 통해 경영 악화의 원인을 파악하고, 회생 가능성을 가늠한 뒤에야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GM측의 의도대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팽팽한 기싸움에 돌입했지만, 일단은 우리 정부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2000명에 이르는 생산직 직원들의 고용 문제가 가장 크다. 대규모 퇴직 사태에 따른 연쇄적인 고용 충격, 지역경제 악화도 우려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군산공장 협력사는 1·2차 총 135개사에 1만 700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GM이 일자리를 볼모로 배짱을 부린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네티즌은 “GM이 원하는 것은 노동자 고임금을 국민 세금으로 내달라는 것”이라며 “일자리 쥐고 정부 상대로 협박하는 것 같은데,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부 지원을 할 바에는 철수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관련 기사에 달린 네티즌 댓글).

GM의 강성 노조 탓이라는 의견도 다수다. 한 네티즌은 “본사에서 돈 안 되는 사업장 철수시키겠다는데 무슨 방법이 있나. 노조가 강하게 나갈수록 철수 시기는 빨라질 것”이라며 “죽창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더니 꼴 좋다. 정 억울하면 노조에서 군산 GM 인수해서 차 만들고 파업도 하면 되겠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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